"나 말고 보통사람, 그러니까 건강한 사람 만나!"
휠체어를 타고 사는 여자는 그렇게 사랑하는 남자에게 헤어져 달라고 돌려서 말했다.
"나 들었어, 어머니에게 당신의 병에 대해서,
13살, 그 다음엔 30살, 잘 살면 43살까지 산다고..."
그 여자는 면역부전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17살부터 걷지못해서 휠체어를 타기 시작했다.
"어쩌면 당신 일을 할 수도 없을거야, 그래도 괜찮아?"
"그래서 깊이 생각해봤어, 그래도 당신을 포기할 수 없다고!"
그러면서 남자가 조목 조목 설명하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탈 때 당신을 업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 나도 휠체어를 타는 아내를 비행기에서 내릴 때 탈 때 업었다. 이미 해본 입장에서 그까짓꺼 뭐!
만약 많이 아프게 되면 일을 그만 둬야 할지 모른다고도 - 뭐, 닥치면 그럴 수밖에 없고 나도 그랬다.
내 인생의 중심은 없어지고 당신을 보살펴야 할지 모르는데 하겠다고 - 그 당연한 이야기를, 나도 해내는걸,
자다가 깨고 원치 않아도 밤잠을 설치게 될지 모르지 - 참, 나, 그거 당연한 기본이지, 멀쩡한 상태로 결혼했다가 닥친 나도 하는데 알고도 결혼 하는 사람이 그까지꺼 당근이지! 암,
"죽을지도 모르는데?"
"응! 안죽어,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거니까!"
.... 이건 아니다.
이제까지 한 이야기는 나도 다 해본거고,
마음만 먹으면, 사랑만 지독하면 해낼수도 있어서 뭐 그런대로 우스웠다.
하지만 그건 마음대로 안된다.
죽지 않게 해줄 방법도, 내 의욕대로 안되더라는 아픈 경험이 너무도 생생해서...
참 비슷한 상황, 비슷한 공감을 느끼며 보고 있는 드라마 '뷰티풀 라이프'!
세상에는 나같은 삶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실에만 있는 것도, 영화에만 있는 것도 아니구나. 참 신기하다! 그러며 본다.
그리고, 나도 그런대로 애당초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닥친 일을 해내고 있구나 기특하게도!
누구는 무지 이악물고 각오하고 약속으로 시작하는 일을!
그런데 말리고 싶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선택의 기회가 있는데도 그 길을 갈 필요가 있을까? 얼마나 힘든데...
그러다 미안해진다. 사랑이 어디 선택보다 수준 낮은 거래도 아니고, 나도 당해보고도 아직 모르다니!
그래 한 몇년만 원하는대루 사랑을 느끼는 여자와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 닥친들, 죽음인들 뭐 대수라고! 그 추억만 있어도 부자지!
암, 부자고 말고, 행복이 넘치는 행운아지!
모처럼 아픈 사람들, 휠체어타면서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사랑하며 고민하는 멀쩡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드라마다. 같이 좀 고민해보라는 고약한 심보도 슬쩍 숨기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