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나리님의 블로그 서평 -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희망으로 2014. 2. 18. 19:33


[책리뷰]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김재식  그 책 

2014/02/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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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작가
김재식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13.12.19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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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편 순간부터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어 내려간 책

중간중간 가슴 속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읽느라 참 힘들었다.

아내 곁을 3시간 이상 떠나 본 적이 없어 '3시간 남편' 이라 불린다는 저자의 에세이.

특히 나 역시 초등학교 시절을 엄마의 긴 항암투병을 지켜보며 자란 터라 더더욱 감정이입하여 읽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잘 몰랐었던 아빠의 아픔과 고뇌가 저자의 글을 통해 전해져 왔고

자식들의 아픔과 상처가 그리고 그 속의 꿋꿋함이 마치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쓰라렸다.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던 우리 가족에게도 정확히 내가 8살. 초등학교 입학 하던 해에

엄마의 위암 말기 판정과 함께 고통이 찾아왔다.

6개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더 엄마는 5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돌아가셨다.

아빠 역시 결국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엄마의 간병 생활을 하였고

4살이었던 내 남동생과 8살이었던 나는 양가 할머니의 손에 벗갈아 가며 길러졌다.

항암치료로 엄마는 날이 갈수록 쇠약해졌고, 머리가 다 빠졌으며,

조그만 음식냄새에도 구역질을 해 내가 아무리 양치를 하고 옷에 냄새를 다 빼고 병실에 들어가도 힘들어 하셨다.

어느날은 우리 가족들 다 알아보지 못하는 날도 오고, 말을 못하는 날도 오고, 마비가 와서 움직이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어린 나이에 철이 들었던 것 같다.

삶이란 희망만 가지고 살기엔 가혹한 것이구나. 인생을 고통 속에도 하루하루 견디는 것이구나.

참 부질없는 것이구나 라는 걸

한편으로는 열등의식에 빠져 남에게 지는 것을 못참아 했고 공부부터 시작해서 뭐든 이기려고 애쓰며 아둥바둥 살았던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빠가 생각나 자꾸 눈물이 났다.

그 긴 시간동안 아빠는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어린 동생과 나를 보며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까

무뚝뚝하며 냉정하다고 늘 불평가졌던 나였지만, 문득 그게 아빠가 이 세상을 버티며 살아가는 최후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하며 이해가 된다. 그리고 자꾸만 마음이 아프다.

 

 

다시 책의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한마디로 말해 참 아픈 책이다

책의 뒷표지에 적혀 있듯이 포장되지 않고 솔직한 글들이어서 저자의 아픔이 더욱더 전해오는 책이었다.

감사할 제목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잃기 전까지는 모른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세상을 보고, 밥을 먹고, 걷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잃기 전까지는 모른다.

그 외에 불필요 한 것들을 더 가지지 못해 늘 불평 불만을 쏟게 되는 간사한 인간이다.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함을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책 속의 글 

 





 

 

 

 

-춥고 고단한 몸이 엄청난 불행을 잊게 한다. 이런 때에는 차라리 우리 몸이 연약하다는 것을 감사하게 된다.

 살다 생기는 커다란 상처를 달래라고 신은 우리를 여리게 창조 하셨나 보다.

(신이 우리를 연약하게 창조한 이유)

 

-의미가 있다고 매달리던 숱한 일들 중에는 안 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것들이 많다.

의미란 삶의 진행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우리가 관성대로 살다 보니

낡은 의미를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 저울을 들고 한쪽 추에 죽음을 올려놓는다. 다른 한쪽에는 온갖 종류의 욕망을 올려 본다.

부디 그것들이 무게가 나갔으면 좋겠다.

쓸데 없는 착각에 인생의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참을 수 없는 인생의 가벼움)

 

-희망과 욕심 모두 자라는 속도를 눈치채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희망은 자유로운 삶을 향하여, 욕심은 고통스런 죽음을 향하여 반드시 조금씩

전진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

 

-아름드리나무는 비 개인 뒤에 빗방울을 떨어트린다고 한다.

이 밤 어딘가에 분명히, 그 많은 가지마다 아프도록 빗방울을 맞는 아름드리나무가 있을 것이다.

비 개인 뒤에야 그 많은 빗방울을 떠나보낼 수 있겠지.

(나무는 비개인 뒤 빗방울을 떨어트린다)

 

-달리는 중에 넘어졌다고 좌절하지 말 일이다.

우리의 결승점은 순서를 매기는 곳도 아니고 시간을 재는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가 한 번은 반드시 통과를 해야 하는 곳일 뿐이다.

(우리의 결승점에는 등수가 없다)

 

-그러니 더욱 생각해야 할 것은 모두가 상처를 받지만 상처받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원치 않는 불행으로 인해 몸과 영혼에 고통의 흔적이 남는 것은 슬퍼할 일이나,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더 아름다운 인생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삶의 묘미인 것이다.

(모두 문드러진 가슴을 추스르며 살아간다)

 

 

-어떤 대상을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진다면

바로 그 대상이 남은 인생의 행복을 좌우할 만한 존재인 것이 확실하다.

이럴 땐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일이든 장소든

(내 인생의 행복을 쥐고 있는 한사람)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상기하곤 한다.

습기가 전혀 없으면 마른 먼지처럼 풀썩거리고 바람에 날아가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는 간단한 사실을 묵상한다.

사람은 일정한 수분을 늘 품고 있어야 제 형상을 유지하며,

메마른 흙바람으로 사라지지 않고 살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웃는 날들 중에서 우는 날이 있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오늘의 육체는 내일의 흙)

 

-어느 시인이 지나간 것은 다 아름답다고 했다.

오늘을 거치지 않고 지나간 것은 있을 수 없는데,

왜 오늘은 항상 힘이 드는 것일까..

 

-이 세상이 내게 빌려줬기 때문에 함께 살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사랑하고 아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울고불고 해도 소용없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고,

함께하는 날들을 집착과 간섭, 무관심으로 망쳐버리는 것을 더 경계해야 한다.

살아서 함께 잘 지냈다면 감사히 돌려주는 마음이 필요하고,

언젠가는 나 역시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놓여질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빌려서 사랑하다가 돌려줘야 하는 존재들이다. 제대로 사랑하다가 상처 없이 돌려주자.

(빌려서 하는 사랑)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은 천국이 아니다.

한때엔 천국이었다가 오늘날 지옥이 된 것도 아니다.

세계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우리 삶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신은 사랑과 신념을 인간에게 주었다.

 

 

 

모든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다 좋아서 다 줄그어 가면서,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읽었던 책

그래서 인지 책속의 글도 추리고 추려도 많다..

 

 

실제 부부의 모습 ♡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신 아내 간병 일기 에세이.

힘든 시간 버텨오신 것 만큼 앞으로 더 값진 행복들로 더더욱 행복한 가정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