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75 - 이상한 사람들>
우체국 다녀오는 길에 길가로 눈이 안 녹은 채로 있다.
바람이 지나면서 한 줌 집어 내 얼굴에 뿌리고 도망갔다.
'나쁜~~!' ㅎㅎ
그래도 시원하니 상쾌하다.
히터 공기로 탁하고 온갖 냄새로 답답한 병실을 나와
겨울 도로를 걷는게 오히려 시원하다.
길가 화단에 나무가 푸르다.
'야! 너 안죽었네? 살아있었구나!'
- '그럼, 나도 살아야지! 암만!'
아무 연관도, 이유도 안되는 희망을 가지다가 우습다.
'아무래도 나 정상이 아닌 것 같다. ㅠ.ㅠ'
어쩌면 나는 지나친 비약론자거나 뻥튀기 후손일지 모른다.
속으로 잠시 불안하기도 하다.
심한 구덩이에 빠진 사람들은 그런다
아주 가늘은 지푸라기를 무슨 동아줄로 보기도 하고,
전신마비가 된 사람이 바람에 흔들리기만해도 움직였다! 그런다.
때론 거덜난 살림을 살면서도 라면으로 파티하면서
배불러서 행복하다고 자축도 한다.
너무 없다는 것이 아주 작은 일도 큰 기쁨으로 느끼게 한다.
정상이면 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다.
아홉개가 무너진 사람이 한 개를 붙들고도
모두 회복될거라고 믿는 터무니 없는 꿈을 꾸는 현상들...
이상하지 않으면,
비약이나 과대망상이 아니면 건너지 못하는
수렁에 빠진 사람들이 종종 걸리는 병
추운 겨울이면 더 많이 필요하고
아무도 곁에 오지 않으면 더 이상해져야 살아내는 세상
12월의 크리스마스는 이상한 사람들의 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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