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날마다 한 생각

고난은 인생의 브레이크!

희망으로 2013. 11. 18. 12:01

<고난은 인생의 브레이크>

 

학교기숙사에서 두 주간의 단체생활이 끝나고 하루 집으로 돌아오는 날,

빨래 보따리랑 아이를 태우러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자꾸 기침을 하고 쉰 목소리로 말한다.

물어보니 딸아이가 몸살감기가 걸렸단다.

 

병원에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더니 애 엄마가 그런다.

 

"가끔 아파야 무리를 하지 않지 ."

 

좀 가혹하다 싶었지만 맞는 말이다.

친구 좋아라 틈만 나면 장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밤낮도 무시한다.

때로는 멀리 충주까지도 다녀온다.

아직도 힘들다고 불평하면서도 12년을 같이 다닌 충주의 친구들이 그리운가보다.

그리고도 하고 싶은 거만 떠오르면 다하려고 한다.

멀리 해외봉사에서 주일마다 헌혈의집 3시간씩 봉사까지,

틈틈이 학사 친구랑 영화도 봐야하고 밥도 먹고,

날마다 보던 친구조차 밖에서 또 만나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딸을 생각해보면 아파야 좀 쉬긴 할 것 같다.

 

나는 브레이크는 멈추기 위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사람이 브레이크는 차가 달리기위해 있단다.

브레이크 없는 차는 절대 달릴 수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브레이크가 달려 있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차는

아예 출발할 생각도 못한다. 상상해보면 끔찍하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바람이다. 꿈이다 그러면서 시작하는 것들이

어느 때인가 부터는 욕심이 되고 욕망이 되는 경우를 본다.

멈추거나 조절이 되지 않는 야망이 되면 사람이 다치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남이고 자신이고 상관없이, 때론 불의하고 무정하다가 악랄해지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달리다보니 그렇게 변해버린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욕심이 잉태하여 죄가 되고, 죄가 자라서 사망이 된다,

 

사람이 살다 겪는 고난과 실패는 브레이크다

때론 스스로는 멈추지 못하게 이미 고장나버린 사람들에게 하늘이 주는 선물로,

인생이 길게 오래 달려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끝없는 악셀레이터가 아니라

어쩌면 브레이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발적으로는 브레이크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무디어지고 녹슬고, 심지어는 브레이크 기능을 불행이나 슬픔이라고 여긴다.

그렇게 쉬지 않고, 무리하게 달리면 고장 나는데, 길게 오래 갈 수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와장창 절딴 나기 전에 하늘이 브레이크를 걸어주신다.

잠시 아프기도 하고, 한 번 씩은 실패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남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도 하면서,

우리를 세상에 보내시고 늘 지켜보는 하늘이 조바심을 내시는 거다.

 

그런데 개중에는 지독히 심한 브레이크에 걸려 뚝! 멈춰서서 허덕거리는 분들도 본다.

멈추었다가 다시 한발 짝씩 내딛는 걸음이 너무 힘들어 진땀 피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쩌면 나와 아내도 그 중의 하나인지 모르지만...

 

돌아보면 그 브레이크가 필요했던 것 같다.

원대로 되지 않는 형편이나 몸 따로 마음 따로 노는 자신의 꼴이 보기 싫어 힘들었다.

무지 나를 들볶기도 하고 때론 핑계를 만들어 아내와 아이들을 괴롭히기도 했다.

 

교회가 마음에 안 들어!”

나라도 마음에 안 들어!”

당신도 나도 아이들도 마음에 안 들어!”

 

왜 그리 험한 말과 마음을 품고 살았는지...

 

이제 혹독한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다시 출발한다.

어디로 갈 것인지, 어떤 속도로 얼마나 갈 것인지 좀 생각도 해보면서,

그런데 좀 심하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하늘의 하나님이,

필시 땅이 아니라 하늘로 데려 가시려고 건 브레이크일거다.

그냥 걷자는데 이렇게 심하게 브레이크가 걸릴 리 없다.

 

근데 날기는 날아보려나?

너무 긴 시간을 힘쓰다 지쳐 날지도 못하고 추락하는 건 아닌지...

부디 이 멈추었다가 다시 가는 전진이 안전주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잔뜩 어깨 긴장된 고속주행, 무리한 주행이 아니라 평안하고 느긋한

평안 드라이브가 되었으면 좋겠다.

좌우 경치도 보이고 앞 뒤 달리는 분들에게도 불편이나 위험을 주지 않는 주행.

 

감사합니다. 이 한 번의 브레이크를!

더 감사합니다. 다시 출발하게 하시는 은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