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외로움은 선물이다.

희망으로 2013. 4. 5. 23:58

<외로움은 선물이다>

외로움은 선물이다.
고난은 부르심이다.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들도 
내가 청년 시절에 술집에서 일했다고 하면 잘 믿지 않는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룸쌀롱,

한 손에 맥주를 서너병은 손가락 사이에 끼고 달려가서
오프너로 뻥! 뻥! 소리 나도록 천정으로 병마개를 날리면
손님들도 아가씨들도 환성을 지른다.
그리곤 팁이 아가씨들의 손을 통해 나에게 전달이 된다.

밤이 깊어지고 파장이 되면 바로 위층의 모텔방으로 
손님과 아가씨들을 하나 둘씩 연결을 해주어야하고, 
그 중개로 들어오는 돈은 저녁 내내 서서 고생한 수입보다
두 배, 세 배는 되었다.

그런 생활...
밤에는 돈을 벌고 낮에는 공부하겠다고 각오를 하고
발을 들여놓았지만 쉽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생활에 젖어들고, 
돈은 저축이 되어 갔지만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외로움이 깊어 갔다.
그 장소, 그 시간에 나는 전도를 받았다.
지하실, 술 냄새 담배냄새로 찌든 직장이자 숙소인 그곳에서...

바로 문 하나로 연결되는 지하 보일러실 기관장이 나를 기어이
교회로 끌고 갔다. 집요하게 달라붙어서,

아마 많이 외롭지 않았다면 안 갔을 거다.
‘미친놈’ 하면서 도리어 욕이나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너무 외로웠다. 그렇게 살고 있는 내 신세가 서럽기도 하고...

그렇게 시작된 교회 출석이 예수를 만나고
마침내는 내 인생과 이후 생긴 내 가족들의 인생까지
복되게도 바꾸어 놓았다.
외롭지 않았으면 못 받았을 복, 선물이었다.

병원생활을 떠돌다보면 종종 목격한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더 잘 견디고, 더 평안한 것을,
그리고 안다니던 사람들이 쉽게 전도를 받아들이는 것을,
그들도 아마 외로움 때문이었을 거다.
고난이 불러서 응답을 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에게 닥치는 외로움은 불행만은 아니다.
어떻게 수용을 하는가에 따라 선물이 되기도 하고
죽을병에 이르기도 한다.
고난도 마찬가지,

그럼 이미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닥치는 외로움은? 고난은?
아마도 문턱만 들락거리는 날라리 신자에서
진짜 알맹이 신자로 격을 높이는 승진의 동기인지도 모른다.

외로움과 고난을 제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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