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비 뿌리는 날,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며...

희망으로 2013. 3. 30. 15:59

<비 뿌리는 날,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며>


비가 뿌린다.

세찬 광풍과 함께...

바람이 이리저리 방향없이 불어치니 광풍이다.


티비에서는 프로야구 개막전이라고 요란하다


28년 전 이던가?

그날도 개막전은 요란했고, 

다방에 모여앉은 나와 몇명의 백수들은 막 문 닫은 회사를 나와

담배연기 자욱한 그 다방에서 떠들며 중게방송을 보고 있었다.


나는 속을 다 태우며 침울했다.

통장같은건 애당초 없었으니 잔고가 아니고 

다만 주머니에 남은 돈이 달랑거려 불안했고,

혼자 사는 자취방 월세를 어떻게 또 미루나 끙끙매면서...


부모가 계시고

당장 끼니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차원이 다른 백수 동기들,

형편이 어려워도 급이 달랐다.

그 날 프로야구에 빠져 낄낄거리는 그네들이 왜 그렇게 부러웠는지...

나도 나중에 직장 안정되고 밥 걱정 없으면 꼭 다방에 앉아 여유부리며

저 개막전을 한 번 봐주리라 다짐했다.


총각혼자 거친 서울 객지 생활하던 어느 날이었다.


이제 28년이 지난 오늘,

이렇게 안 죽고, 

비록 병들었지만 아내와 아이들 셋이나 낳고 살고 있을 줄 알았으면

그 날도 불안에 떨지말고, 외롭지말고 같이 잘 지낼걸

후회가 막심하다.


문득 

'혹시 지금 근심하는 것들 한 십년이나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닌거 아닐까?'

그럼 오늘 이 근심한 거 또 미련했다고 자책하는거 아닐까?


참 알 수 없는 사람의 세상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