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보다는 대접받는 사람이 되기를...>
이것 저것 준비에 분주한 주일 아침, 바삐 오가는데 티비방송에 사람들이 눈을 맞추고 탄성을 지른다.
“어휴~ 저, 저거 어떡해!”
뭐길레 그러나 싶어 얼핏 보니 높은 절벽의 중간쯤에 염소한마리가 낙오되어 굶어죽게 생긴 걸 구출하는 중이었다. 어떻게 저 바위 절벽의 중간에 가게 되었는지도 의문이지만 구할 방법도 난감한가보다.
“어이쿠! 됐다! 됐네~~”
사람들의 박수 비슷한 소리도 들리고, 사람들이 좀 감동을 받았나보다. 뜰 채로 담으려고 했는데 그냥 아래로 떨어져버렸다. 다행히 아래에서 그물망을 펴고 여러 사람들이 끝을 쥐고 있는 곳에 떨어져서 목숨을 건진 모양이다.
속으로 저 염소 명도 길다. 다행이네. 그러다가 딴 생각이 슬금 몰려 온다. 저 짐승하나의 생명도 안타깝게 여겨서 여러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방송까지 찍어가며 구해내는데, 백배 천배는 귀한 사람의 목숨은 때때로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대비되어서...
염소보다 소중한 어린 학생들이 줄줄이 아파트 빌딩 옥상에서 그냥 떨어져 죽어간 일들, 반대로 모든 먹고 살 능력이 상실 된 나이든 사람들이 비관과 굶주림으로 빈 방에서 쓸쓸히 죽어간 뉴스들...
저 염소도 아마 실수로 저 벼랑이 중간에 몰렸을거다. 죽자고 일부러 갈리는 없을테니, 뭔가 못보았던지 먹을걸 찾아 헤메다 돌아올 생각은 못하고 거기까지 갔던지, 그렇게 우리 어린 학생들도 실수나 이것 저것 고려하지 못하고 눈앞만 보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을거다. 더러는 남에게 시달리다 그러기도 하고...
그러나 부모도 학교도 사회도 모두가 비난만 하거나 외면했을거다. 죽기 직전까지, 왜 잘해내지 못하냐고, 모범이 되라고, 기대치만큼 올라오라고, 가라고... 실수나 연약함은 보듬어 안기보다 질책하고 강하게 채찍하면서 말이다.
바위 절벽의 중간에 몰린 염소 한 마리보다 대접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의 생명이라니... 뭔가 어딘가 잘못되어간다. 염소는 죽는 순간까지 비관하거나 절망감에 괴롭지는 않을 것이다. 미리 오는 공포와 상실감으로 여러 시간 울고 찢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미리 죽는다. 두 번, 세 번, 자꾸 죽는 고통을 온전히 느끼고 죽는 상상을 하고, 그러다 마지막 딱 한 번 실습으로 끝을 맞는다.
염소 한 마리를 구하는 그 동정심과 투입 비용처럼 사람도 구했으면 좋겠다. 그 방법이 복지가 되었던 나눔이 되었던, 혹 당연한 ‘사람’이라는 동료집단에 대한 의무로던지... 다가올 새해는 사람 된 자부심이 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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