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없는 이유를
당당히 말 할 자격이 없어서 뒤로 물러납니다.
살아온 날들에 철마다 건강한 열매만 맺었나 돌아보니
안그런적 많아서 차마 따지지 못하고 입 다뭅니다.
아니나 다를까
치부를 위해 슬쩍 묵인한 돈벌이 좌판을 엎으시고
곰팡이 좀들을 햇빛아래 끌어내셨지요
마치 독성에 찌든 간을 꺼내 바위에 널듯...
왜 간만 병들었겠어요
아무거나 때도 시도 없이 집어넣기만하던 위도 탈나고
안볼거 볼거, 안들을거 들을거, 안 말할거 말할거
구분도 못하고 바삐 설치다 다 병들었지요
좋은 일 할 때만 왼손 오른손 서로 모르게 하랬는데
나쁜 일 할 때 더 많이 서로 모르게 한 손과 발,
이몸이 성전이라고 높이 치켜세워주셨는데
구석구석 병이 나고 말았네요.
그래서 성전에서 병을 고치시는가요?
춤추라고 피리소리가 들려도 숨고 맙니다.
가슴을 치라고 울어도 숨으러 갑니다.
잘못한거 잘못한줄 알고 인정만 하면
신나게 춤추고 기뻐하자는데 못나갈 이유 없는데
그리 못합니다.
아직도 병들고 더러워진 성전을 들여다봅니다
치우고 치우고 또 치우고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주시면
마침내 맑고 깨끗한 성전이 되는 날 오겠지요?
이리로 나오라
밝은 하늘 햇살아래 튼튼한 몸으로 마음으로
피리를 불어주마 춤추고 노래하며
아무 거리낌없이 잔치를 벌이자 하시는데
그 모습 멀리 숨어 바라보며 따라다닙니다
울고 들어오신 첫째날, 설득하며 다니시는 둘째날을
그립고 그리운 아주 오래전 고향의 느낌이 떠올라서
눈길만 마주쳐도 눈물이 터질까봐
몰래 몰래 숨어 따라가며 듣고 봅니다.
(고난주간 둘째날, 이리저리 다니시는 행보를 숨어 따라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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