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셋째날] -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은..

고난주간 셋째날 –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는

 

세상의 것은 세상에,

하늘의 것은 하늘에!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데

그렇게만 하였더라면 참 좋았을 걸,

 

몸은 죽음과 함께 땅에 두고

그리움은 부활과 함께 하늘로 가는 걸

이곳에서 몽땅 마냥 누리고 싶었지요

재물도 건강도 명예도 지적욕망도...

 

그러니 조금씩 떼어서 하늘에 주고

조금씩 참으며 덜 하려니 힘들 수밖에 없는 걸

아예 종류를 다르게 구분해야 하는 걸 몰랐지요

가이사와 하늘은 차원이 다른데...

 

요단강을 건널 때 잘 싣고만 가면

귀중품 몇 개는 갖고 갈 것 같고

에로스 미련이 남은 사람 한 둘은 만날지도 몰라

일곱 부인 일곱 남편 순서정하고 호칭 따지는 건

순전히 죽음도 부활도 100프로 못 믿는다는 말...

 

하늘 것이든 땅의 것이든 구별 없이

내 맘이 내키는 대로, 감정이 시키는 대로

마냥 그렇게 살다보니 자꾸만 꼬이네요.

불안은 늘고 평안은 줄고

썩을 것들과 썩지 않을 것이 무더기로 섞여

모두 쓰레기로 변해가는 성전

 

기어이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겠다

그러단 망한다 그러단 깔려 숨도 못 쉰다

흘려듣고 외면하다가 결국은 무너졌네요

부스러기처럼 폐허가 된 터전

팍팍한 가슴 마른 먼지처럼 날려버리면 어쩌지요

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과 생명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면 다시 성전이 복구된다는데

무너진 돌들을 쌓으러 오시는 이여

마른 가슴에 눈물로 적시러 오시는 주여...

 

(고난주간 셋째날 – 무너진 성전, 돌 쌓으러 오시는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