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누군가 가장 밑바닥에 있다...

희망으로 2011. 11. 15. 23:29

누군가 가장 바닥에 깔렸다...


밤 1시 넘은 시간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이어 우당탕 저벅저벅,

누가 이시간에 잠안자고 남들을 괴롭힐까?


앞쪽 환자가 간병인의 부축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을 가는 것 같다.

'어쩔수 없지... 생리대사를,'


그런데 끝이 아니다.

잠들만 하면 새벽 3시에,

간신히 조용할만하면 또 6시에 간호사 혈당체크 인슐린주사,


밥먹다 시끌벅적 웅성웅성 소리가 들린다

병실로 들어서면서 잔뜩 화가난 목소리

'밖에 나가지마! 샤워실에서 복도로 변이 줄줄 흘려있어!'


누군가 급해졌는데 발걸음이 느려 변기에 도착도 하기전에

바지로 주룩 새었나보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옆옆방 아저씨...

벌써 몇번째이다.


이러고도 살아야하나? 

돌보는 이 없으면 단 한달도 못살지 모르는데,

무엇을 할수있고 세상에 무엇을 돌려줄수 있을까?

'........'

누가 대답을 해줄수 있을까?


그런데, 

소용여부로 살고 죽어야 한다면 

아무도 죽는걸 말릴 이유도 없고, 

그것이 죄도 되지 않을 것이다.


굳이 약자를 돌보라는 명령과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신다는 약속은 왜 필요할까?

무언가 그래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만 약자이고

소용이 없이 남을 괴롭히기만 하는 사람들일까?

정말 그럴까?

그럼 병원생활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가?


직장에서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조차 

열등감과 약자로 몰려서 

한없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고통에는 일렬이 없다.

위 아래가 없다.

그래서 나의 고통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지만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


나는 아내보다 덜 힘들고,

누군가는 나보다 덜 힘들다.

그건 심정의 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누구를 도와줄 정도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어려움이, 고난이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고

말하지 말일이다.

누군가를 도와줄 힘만 있거나,

나의 도움조차ㅣ 필요한 사람만 있다면...


궁금하다.

내 아래 깔린 아내보다 더 힘든 사람은 누구일까?

예전에 지나온 병원들을 떠올리니 있었다.

그럼 그 사람보다 더 아래는?


아! 있다 세상 그누구보다 아래,

가장 깊은 바닥에 있는 그 누구!

가장 바닥에 몰릴만한 자기 잘못도 없고,

그걸 벗어날만한 힘도 있고 빽도 있는데도

고스란히 치욕을 당하고 고통을 당하며 찍소리도 안하고

마침내 죽음까지 당한 사람,

예수...


그 바닥을 딛고 그 위에 한 사람이 있고,

또 그위에 조금 덜한 사람이 있고,

그렇게 우리는 모두 세상을 떠나야할 자격은  없어졌다.


밉고 화나다가도 

거동도 못하는 사람을 인정하기로 했다.

저 사람의 도움조차 받아야 할 더 어려운사람도 있는데

살아야하고말고!

하긴 내 아내도 별 만만치 않으니 ㅠ.ㅠ... 




햇살맘 (2011-11-15 23:50:33)   
희망으로님 
저 읽었습니다
고개 끄덕이고 갑니다
서울에서 일어난 
지난주 금요일밤 철야 마치고 교인 배웅하다가 
정신분열환자인 교인에게 칼로 찔리신 목사님 부부가 자꾸 생각이 납니다
목사님은 돌아가시고 사모님은 입원하셨다고 하는데...
60대이면 지녀도 아직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을거 같아 
맘이 무척 아프고 괴롭습니다
그날아침 엄마꿈도 꾸었는데 아주 가난한 목사님 부부 중에 
사모님 돌아가셔서 가봐야 한다던 엄마꿈이었어요
이런...
더이상 기사도 괴로워 찾지 못하고 간간히 기도만 합니다
IP : 112.***.***.172
 (2011-11-16 00:04:56)  
햇살맘님
슬픈 소식이네요...
그런거보면 세상이 분명 낙원은 아닌거 맞네요.
그래도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는 성경을 떠올립니다.
왜 사랑하실까요? 
더구나 자신을 닮은 사람을 만들고 생기를 불어넣으시고...
이 슬픈 세상에,
끝날에는 우리를 다시 하늘나라로 불러주신다는 스케줄이 없엇으면?
정말 끔찍합니다. 소망은 그래서 힘이 됩니다.
그 목사님도 분명 하나님이 가까이 부르셨을거라 믿습니다.
IP : 175.***.***.76
은이 (2011-11-16 03:10:50)   
희망으로님... 
어제부터 안개가 깔리듯 자욱했던 제 머릿속을 
한번에 싹 지워주셨습니다.

저도 아, 내가 치매라면 어쩌지... 뇌출혈이 되면 어쩌지...란 생각을
무척 하게 되었는데 이걸 읽으니...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좀 평안한 마음을 돌려받을 것 같습니다.
IP : 180.***.**.100
 (2011-11-16 08:11:46)  
은이님
설마 제가 안개를 걷어내는 능력이 있겠어요? ^^
은이님이 심성에 그런 긍정적인 면이 있어서 무슨 글을 만나던
자유를 얻는 것일겁니다!
샬롬! 저도 평안하고 싶습니다~~
IP : 175.***.***.29
 kammy (2011-11-16 11:02:35)   
희망으로님, 맨 밑바닥에 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마더 테레사가 있던데요? 
IP : 210.***.**.39
 hosea (2011-11-16 11:17:23)   
현장르뽀 '동행'이라는 프로를 좋아합니다.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IP : 115.**.***.203
하얀새 (2011-11-16 11:37:37)   
내게 아픔이오면 
살다가 지쳐버리면
그대에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내모든 삶의 무게만큼,
아니 더이상 사랑하시는 그 분에게...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이 차갑다고 주절대는 늦가을이
그리워지는 계절 곧온다고
낙엽이 알려줍니다.

그러나 
그 아픔너머 언덕에서는
언제적 부터 있었던 소망이
아지랭이 되어 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시린손 모아 사랑이란 입김을 더해
기도해 봅니다.

주님!!!
IP : 122.**.***.2
마중물 (2011-11-16 12:10:15)   
가장 밑바닥에.. 그분이 계시는군요..
그분이 터가 되어 그분을 밟고 우리는 살고 있군요
오늘 누군가 날 밟고 살아갈수 있다면 납작 엎드리고 싶은 맘도 있지만
몸이 따라줄까요..
IP : 123.***.**.107
 (2011-11-16 12:11:02)  
kammy 님
그 마더테레사 아래에 먼저 내려가 있는 분이 예수님 아닐까요?
캐미님도 다행이십니다. 더 밑에 누군가 계셔주시니~~
IP : 175.***.***.170
 (2011-11-16 12:13:00)  
hosea 님
때로는 그런 실상을 피하고 싶기도 합니다.
안보면 안미안하고, 내가 제일 힘들다! 엄살도 좀 부려도 될것 같고...
그래도 자신을 돌아보며 감사로 느끼신다니 참 다행입니다!
IP : 175.***.***.170
 (2011-11-16 12:15:18)  
하얀새님
아픔,
바람, 
낙엽이 전하는 말,
언덕너머 소망
....
몇개의 단어들이 계속 붙잡고 떠나지를 않네요!
손잡아 주실 분이 계셔 참 다행이지요? ^^*
IP : 175.***.***.170
 (2011-11-16 12:19:47)  
마중물님
언제나 내가 제일 힘들어! 왜 나만~~ 하다가 보면
늘 더 어둡고 더 깊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침묵하시는
그 분이 떠오릅니다.
'그래, 그분보다 더 억울하고 죽기까지 한 경우가 어디 있다고,'...
IP : 175.***.***.170
가시그리운 (2011-11-16 12:32:01)   
지금 이 시간이 기도시간이 됩니다.
지금 이 이야기들이 기도 제목이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나누는 기도하는 이시간 이곳에 주님께서 계심을 믿읍니다.
주님이 아니시면 살아갈 수 없겠지요.
희망으로님 늘 기도합니다. 살롬!
IP : 110.**.***.133
커피한잔 (2011-11-16 12:48:53)  
간사님이 지으신 "人生의 苦難中에"라는 찬양이 생각납니다.
가사중에 "이해할 수도 없는 고난이 닥칠때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그러나 우리는(아니 나는) 넘 힘들고 고통스러울땐
때론 원망스럽기도 하고 때론 불평하기도 합니다. 

희망으로 집사님은
고통가운데 힘들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오히려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남녘으로부터 불어오는 따스한 봄기운 같습니다. 
주님이 언제나 친구되어 주셔서
위로와 평안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IP : 14.**.**.142
 (2011-11-16 13:13:24)  
가시그리운님
누구나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도
날마다 돌부리 걸리고 뒤통수 맞기도하고...

그래서 날마다 이유를 찾아야합니다.
그 순간을 넘길만한 살 이유를!
괜찮다 괜찮다, 할만한 좋은 생각을~
세상 모든 처방들은 잠시 효력은 있어도
하늘 아버지 집을 떠올리는게 가장 오래가더군요.

그 통로가 기도일까요? 
눈 뜨고도 하고, 걸으면서도 하고,
울면서도하고, 미워하면서도 하고...^^*
IP : 175.***.***.170
 (2011-11-16 13:23:04)  
커피한잔님
간사님의 노래가사를 반복해서 듣다보면 참 빠져듭니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최면을 가사에 넣어놓은건 아닐까요? ㅎㅎ

언젠가 '하나님 한번도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라는 찬양을,
'대학생때 만들었으니, 실망할 틈이나 있나? 그러니 그런 고백을 하지!'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심중에 깊이 담갔다가 꺼내지 않고는 그런 표현 못합니다.
그래서 찬양으로 무지 힘을 얻습니다.
저는 그 덕이라도 보지만 간사님은 그때 누구의 덕을 보았을지...

저도 아내와 제가 겪는 이 일들이 누구에겐가 조금이라도,
힘들때 넘어가는데 보탬이 된다면 빚을 갚는 심정입니다.
IP : 175.***.***.170
좋아좋아 (2011-11-16 14:44:53)  
별일이 아닌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려고 할때,,
그래 나는 행복하지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보다
예전엔 비교하며 나를 위로하곤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갈말에 누가 이런글을 쓴분이 계셨는디 누구더라,,,,, 

이제는 예수가 나와 함께하심이 가장 큰 복인줄을 
조금씩 더 알아갑니다. 
그래서 기도하며 위로를 받습니다. 
희망으로님의 글을 읽으니 
희망으로님도 예수님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으시는군요.
주변의 천사들도 위로가 되지만 가장 근본은 예수님이시니,,,
그 위로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IP : 183.***.**.183
 (2011-11-16 15:06:18)  
좋아좋아님
공감해주시니 반갑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한 곳으로 가는 순례자가 맞나봅니다!
하늘아버지께로 가는 형제자매들~~^^*
IP : 175.***.***.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