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빼기는 제로, 하나 더하기는 만!
"이건 들큰해서 못먹겠어..."
"그럼 이 총각김치는?"
"씹는것도 힘들고 귀찮아..."
아침 밥상은 언제나 고역이다.
고기나 생선은 아예 제쳐놓고,
속에서 받지않는다고 된장국에 김치마져도 외면한다.
간신히 열무김치, 그것도 국물만 두어번 떠먹는게 끝이다.
약을 빈속에 먹을수 없다는 생각때문에,
밥을 맛으로나 시장끼로 먹는게 아니라
머리로, 생각으로 먹어야하니 오죽할까?
그 앞에서 마주앉아 먹어야하는 나는 어떻게하라고...
아침 밥상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바깥 날씨가 너무 파랗고 시원하고 좋아서
휠체어에 태우고 잠시라도 나갈라치면
추워서, 어지러워서, 다리가 저려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하나씩 빼기를 하면 마침내 뭐가 남을까?...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그러다보면 남을게 아무것도 없을거다.
먹는 음식도 그렇고,
미운 사람도 그렇고,
불편한게 한두가지씩은 있는 병원도 그렇고...
그 속에는 나도 포함이 된다.
난들 언제나 24시간내내 아내가 사랑스럽기만 할까?
이렇게 나를 김빼고 지치게 하는 아내의 증상들이
때로는 싫어지고 지겨워진다.
이러다 아내 자체를 싫어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하나씩 빼기를 해나가면 제로가 되고마는 그 날이...
스스로를 추스리는 생각으로 한번은 넘기고,
누군가의 위로와 도움으로 또 한번을 넘기고,
찬양을 통해 막막한 벽을 깨주셔서 또 한번 넘어가고,
말씀을 통하여 새 힘과 희망을 주셔서 또 일어나고!
나는 뭐 잘한게 있나 돌아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건강과 다음 세상의 믿음을 주신
하늘의 아버지가 감사해서 모든걸 받아들인다.
하나씩 더하기를 하다보면 가득차는 마음, 만(滿)!이된다.
오늘도 빼기와 더하기의 줄다리기 씨름으로 출발해서
밤이되고, 하루를 마칠때면 제로가 될지, 만이 될지...
오늘은 제로가 되어도 내일은 만이 되게하시는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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