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왔다가 돌아간 나눔이이 빈자리...

희망으로 2010. 6. 14. 07:55

나눔이가 와서 병실에서 하루를 지내고 갔다.

낑낑거리고 들고온 오래된 노트북을 들고 빗속에 수리하는 집을 찾아다녔다.

맡기고 돌아온 집에서 온 연락은 '수리불능!'

검사비만 만오천을 주고 쓰레기통으로 버려야 할 모양이다.

 

아이가 혼자 지내는 시골생활에 그나마 친구가 되고 세상을 연결해주던

인터넷도 할수 없게 된것이 자구 마음에 걸린다.

중고라도 하나 사주려고 뒤적거리면서 형편이 안좋아 고민하는 내게

나눔이는 사지말라고 모진 결심을 하고 말린다.

 

아이가 많이 컷다.

병원에서 돈 한푼 수입도 없이 2년을 넘어 3년으로 들어가는 부모의 속타는 마음을

짐작하고 참아보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중학교1학년의 나이에 부모도 없는 홀로 지내는 생활이

그것도 피시방도 갈수 없는 버스너댓번 들어오는 시골에서 그마저 없이 지내는게 얼마나 적적한지

난 안봐도 짐작이 되는데...

 

조금만 기다려보자. 무슨 여유라도 생기면 사주마... 그렇게 속으로 마음먹는다.

돌아가고 돌아온 병실이 쓸쓸하다.

이래서 사람이 있던자리는 떠나면 구멍이 나는가보다.

아직 어린 아이고 나는 늙지도 않았는데도...

나중에 더 나이가 들고, 아내와 나 둘중에 한사람이라도 없을 때는 어찌 버티나?

왔다가 돌아간 뒤의 비어버리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나도 지금보다 더 어렸을때 어머니가 혼자 계신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곤 했다.

그때마다 따라나와 손을 흔들고 배웅하던 그 마음을 못알아주었다.

돌아서서 울먹이시기를 숱하게 하셨을 어머니의 그 쓸쓸함을...

지금의 아이들도 모를게다.

말로 한들 공감하며 안다고해도 머리에서 가슴으로는 못 내려올게다.

어쩌랴 사람은 체험의 동물인것을...

꼭 그 나이가 되어야만, 꼭 그 상황이 되어야만 아는 것들을,

 

그냥 어쩌지 못하는 마음담고 산책을 나섰다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찬바람도 맞으면서...

 

문자 하나 보냈다

 

'뭐하니? 딸아'

'심심해 티브이 보고 있어 할게 뭐 있어야지...'

'일찍 자지?'

'뭐가 먹고 싶어 햄버거!..'

'담에 올라오면 사줄께'

....

 

그래도 도 만나면 할일이 생겼다.

기다림이 좋다. 아무 할일도 만날 약속도 없는 쓸쓸함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