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분명히 내리막에는 끝이 없을거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못살겠다!' 소리를 왜 하겠는가.
그냥 '좀만 더 가면 내리막이 끝이다!' 그러면서 버틸텐데...
한 계단 오르면 다시 두 계단 미끌어지는
마법의 내리막...
이 내리막에는 끝이 없나보다.
어떤 사람들은 한 계단 오른 기억들만 붙들고 사는데
나는 두 계단 미끌어진 기억만 붙들고 산다.
미련하다 욕하지마라
이 내리막 길에 쳐박혀 앙탈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단번에 목이 베어지는 행운도 없고
야금야금 몸이 토막나면서 짧아져가는 이 더러운 기분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낭만처럼 말하는건 옳지 않다.
최소한 예의가 없는 잘난척이다.
사람은 승리의 감동을 말하기 위해 태어나고 고난을 겪는건 아니다.
무슨 감동적인 인간승리를 위해 더 처참하게 표현할 시련은 싫다!
이 내리막을 단번에 날려버릴 폭탄을 한트럭 싣고
그 운전석에 비장하게 올라 통째로 던져버리고 싶다.
끝없는 계단과 어둠의 바닥으로...
'아내 투병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받은 진단서를 손에 들고... (0) | 2010.04.20 |
---|---|
사라진 면도하는 즐거움... (0) | 2010.04.17 |
길로 나서고 싶다... (0) | 2010.04.17 |
오른쪽 눈이 마비되었다. 다시 응급실로... (0) | 2010.04.16 |
60억 사람 중에 가장 오래 한솥밥 먹은 아내... (0) | 2010.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