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길을 나서서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겐
난 이렇게 친절하고 예의도 있고 양보도 할 줄 아는
멋진 사람이다.
그러나 병실 안에서 아내와 둘이 지지고 싸우며 지내는
내 모습은 전혀 아니올시다! 이다.
날카롭고 여유도 없고 걸핏하면 긴 한숨이 푹푹 터져나오는
아주 멋대가리 없고 메마른 사람이 되고 만다.
'...........'
난들 어쩌라고...
끝없는 절망감에 수시로 울음터지는 집사람을 달래는 횟수가 더해질수록
슬슬 맞장구치는 내 짜증도 만만찮아지기 시작한다.
병원비 걱정에 쌓여가는 신용카드 부채에
아이들 생활비도 조달이 어려워지고
그만큼 정서적으로도 힘들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섞여 터져나오는데 아내는 그것도 못하게한다.
듣기 힘들고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괴로운 모양이다.
나도 밖으로 나가고 싶다.
길 어디쯤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생긋 웃으며
가지고 있는 마실거 나누어 먹기도 하면서
그렇게 여유있고 폼나고 자유롭고 싶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왜 나는 이런 구덩이에 빠져서
상대도 없고 이유도 없는 원망을 하며 지내게되었을까?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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