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스크랩] 때론 능숙한 보호자가 되고싶은데...

희망으로 2009. 9. 28. 19:29

요 며칠 내내 병원이 자꾸 답답해져오기 시작하더니

기어이 어제 밤부터는 가슴이 터질것 같았습니다.

좁은 병동, 갈데도 없는 복도만 덜렁,

바깥은 온통 아스팔트 차도에 뒷쪽은 아파트 산성,

비는 왜그리 부슬부슬 내리는지 세지도 그치지도 않는 날씨가 공연히 심사를 뒤집고...

 

그저께 한 뇨검사에서 피가 섞여나온다고 하더니

오늘 아침엔 소변이 안나와 호스를 쥐어짜다가 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래저래 속상하고 찌부듯한 몸에 며칠 감지못한  아내의 머리가 맘에걸려

기분전환차 머리감고 목욕하자! 아내에게 큰소리쳤습니다.

 

사고는 오후 재활운동을 마치자마자 아내를 샤워실로 데려가면서 났습니다.

프라스틱 3단의자 겸 침대 하나 덜렁 있는 욕실에서 혼자 힘으로 낑낑매며

벗기고 머리 감기고 뒤집어가며 씻기고 난 후 옷을 입히는데,

바닥에 피가 뚝뚝 떨어져 모여있었습니다.

 

당황한 맘에 얼른 대충 입히고 침대로 데려와 눞혀놓고보니

엉덩이 욕창이 나아가던 자리가 두군데나 살이 벌어져 찢어지고 피가 났습니다.

아마 살이 연하고 채 낫지않은 자리가 무리하게 뒤집다가 당겨진것 같았습니다.

 

간신히 약도 바르고 옷도 갈아입히고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데

왜 이렇게 설음이 복받치는지...

집사람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가 서투르고 긴장을 풀었나보다'하고 머리를 쥐어박았습니다.

집사람은 괜찮다 괜찮다 하는데 나는 내가 미워 못견디겠습니다.

 

시간되어 들이닥친 저녁 밥을 떠먹이다가 결국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다람쥐체바퀴돌듯 반복되는 병원생활과

뿔뿔히 흩어져 살아야하는 아이들, 지쳐가는 내 체력, 많이 속상하던 것들이 동시에 몰려왔습니다.

 

"당신 혹시라도 다음 세상에 갈때는 나 꼭좀 데려가줘, 어디든 꽉움켜쥐고 끌고라도 가줘..."

 

말해놓고 생각하니 쓸데없는 말했다싶었지만 정말 그런 심정입니다.

다시 한마디를 더 해봅니다.

좋은 가족, 힘쓰는 간병인은 내가 할께, 실력있고 능숙한 간병인은 누가 해줬으면 정말 좋겠다 라고...

 

어떻게하면 좋은 보호자도 되고 능숙한 보호자도 될수있을까요?

 

  

 

출처 : 척수염
글쓴이 : 희망으로 원글보기
메모 : 요 며칠 내내 병원이 자꾸 답답해져오기 시작하더니

기어이 어제 밤부터는 가슴이 터질것 같았습니다.

좁은 병동, 갈데도 없는 복도만 덜렁,

바깥은 온통 아스팔트 차도에 뒷쪽은 아파트 산성,

비는 왜그리 부슬부슬 내리는지 세지도 그치지도 않는 날씨가 공연히 심사를 뒤집고...

 

그저께 한 뇨검사에서 피가 섞여나온다고 하더니

오늘 아침엔 소변이 안나와 호스를 쥐어짜다가 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래저래 속상하고 찌부듯한 몸에 며칠 감지못한  아내의 머리가 맘에걸려

기분전환차 머리감고 목욕하자! 아내에게 큰소리쳤습니다.

 

사고는 오후 재활운동을 마치자마자 아내를 샤워실로 데려가면서 났습니다.

프라스틱 3단의자 겸 침대 하나 덜렁 있는 욕실에서 혼자 힘으로 낑낑매며

벗기고 머리 감기고 뒤집어가며 씻기고 난 후 옷을 입히는데,

바닥에 피가 뚝뚝 떨어져 모여있었습니다.

 

당황한 맘에 얼른 대충 입히고 침대로 데려와 눞혀놓고보니

엉덩이 욕창이 나아가던 자리가 두군데나 살이 벌어져 찢어지고 피가 났습니다.

아마 살이 연하고 채 낫지않은 자리가 무리하게 뒤집다가 당겨진것 같았습니다.

 

간신히 약도 바르고 옷도 갈아입히고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데

왜 이렇게 설음이 복받치는지...

집사람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가 서투르고 긴장을 풀었나보다'하고 머리를 쥐어박았습니다.

집사람은 괜찮다 괜찮다 하는데 나는 내가 미워 못견디겠습니다.

 

시간되어 들이닥친 저녁 밥을 떠먹이다가 결국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다람쥐체바퀴돌듯 반복되는 병원생활과

뿔뿔히 흩어져 살아야하는 아이들, 지쳐가는 내 체력, 많이 속상하던 것들이 동시에 몰려왔습니다.

 

"당신 혹시라도 다음 세상에 갈때는 나 꼭좀 데려가줘, 어디든 꽉움켜쥐고 끌고라도 가줘..."

 

말해놓고 생각하니 쓸데없는 말했다싶었지만 정말 그런 심정입니다.

다시 한마디를 더 해봅니다.

좋은 가족, 힘쓰는 간병인은 내가 할께, 실력있고 능숙한 간병인은 누가 해줬으면 정말 좋겠다 라고...

 

어떻게하면 좋은 보호자도 되고 능숙한 보호자도 될수있을까요?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