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오늘도 변함없이 중얼거려보는"지치지말자, 지치지말자, 지치지말자..."

희망으로 2009. 7. 13. 22:33

지금 밤 9시가 좀 넘은 시간 막 병원에서 돌아와 하루를 돌아보니 참 바빴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교회를 들러 기도하지않고 바로 와서 밤 10시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고단함이 줄어들지 않아 조금 쉬는 중입니다.

걱정이되어 해본 1차피검사에서 황달이 좀 높게나와 지난 주 2차검사를 했습니다

내일이면 간기능과 내시경, 피검사 엑스레이등 검진 결과가 충주의료원에서 나옵니다.

부디 별 큰일이 없기를 빌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황달수치도 좀 내려갔으면 좋겠는데...

 

아침 6시 딸아이 나눔이를 깨워 한시간 공부하는 것을 기다렸다가 죽하나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이고

저는 빈속으로 학교에 내려주고 집사람이 있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도착시간이 7시50분, 세달째 계속되는 죽 식사, 그나마 다 비우는 날이 드뭅니다.

아침을 좀 먹이다가 오늘도 반공기를 간신히 넘기고 덮어 내놓았습니다.

숨은 가빠서 씩씩거리고 얼굴피부는 버짐처럼 온데가 허옇게 피어나고 가렵다고 호소합니다.

눈으로 따끔거리다 가렵다 하는 현상이 잦아지는걸 느낍니다.

속으로 다음달은 무조건 삼성이든 일산 국립암센터든 어디든 가야겠다 혼자 결심합니다.

양치질을 시키고 약먹이고, 등 좀 두드리고 집에서 준비해온 오이나 참외, 포도를 먹여줍니다.

오늘은 팔꿈치 통증을 달래느라 30분 가까이 주무르다

출근시간을 오늘도 10분쯤 넘겨 부랴부랴 회사로 달려갔습니다.

 

다른 날은 거의 12시25분경이면 회사에서 밥 숟가락을 놓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와서

아침과 별 다를바 없는 과정을 거치고 1시쯤 또 회사로 갑니다. 

그런데 오늘은 멀리 일을 가는 바람에 못오고 늦게 왔습니다.

 

저녁에 퇴근하면 바로와서 이제 본격적으로 긴 간병에 들어갑니다.

팔 다리 근육을 주무르고 운동시키고, 들어올리고 굽혔다펴기등을 합니다.

요즘 상태가 더욱 안좋아져서 재활치료조차 힘들어 못간지가 3주가 넘었습니다.

그래서 좀더 침대위에서 제가 해주어야할 운동이 늘어났습니다.

자세를 왼쪽 오른쪽 바꿔가면서 등을 쓸어내리고 두드려줍니다.

5일 정도마다는 큰 용변을 처리하느라 둘이 다 힘을 빼기도합니다.

소변은 소변줄로 늘 빼내지만 대변은 일일이 약 사용하지않고 빼내는 중입니다.

아주 안내려오고 너무 배가 아파서 두번은 관장약을 사용했지만...

그리고 특별히 더 불편한 부분을 좀 따로 마사지하다보면 8시가 후딱 넘어갑니다.

얼굴을 수건으로 닦고 로션을 발라주고 잘 준비를 해줍니다.

하다가 저도 지치고 땀이 나면 그냥 푹 쓰러져 5분씩 쉬기도합니다.

 

"왜 이런 병은 생겼을까?"

"왜 못고치고 안나을까?"

 

아무리 속으로 생각해도 답도 없고 답답하고 불안하기만합니다.

그러면 속으로 주문처럼 반복해서 말합니다.

 

"지치지말자. 지치지말자, 지치지말자..."

 

오늘은 면사무소에가서 장애인자립자금대출이 가능한지

의료지원을 받을 길이 있는지를 좀 알아보고왔습니다.

무엇에 사용할거냐고 물어시길레 집도 팔고 직장일도 하다가말다가 해서

치료비가 바닥이 났다고,

일산국립암센터에 가서 항암주사를 맞는 치료라도 한번 해보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일 또 가보는데 가능성은 모르겠습니다.

한 천만원은 준비가 되어야 한번 치료를 해보고 내려올수 있다는데...

 

이제 잠을 자고 눈을 뜨면 또 오늘과 같은 내일이 쭉 기다립니다.

벌써 이러기를 몇달째,

 

"지치지말자, 지치지말자, 지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