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내 안에 머무는 것들

사진일기59 - 앞이 안보이는 길을 갈때

희망으로 2024. 12. 28. 06:45

‘앞이 안보이는 길을 갈때’

지독한 안개가 도로를 감추고
앞에 무엇이 있는지 잘 볼 수 없을 때
빨리 달리는 거 정말 위험하지

곡선을 돌아설때면
갑자기 훅 나타나 깜짝 놀라게 하는
휘어진 길과 길 위의 다른 물체들

천천히 더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 눈도 떼지 못하고
그렇게 안전하게 가야해

멈출수 없으면 달리지 말아야해
브레이크는 달리기 위해 존재하지
때로는 멈추고 때로는 늦추고

빠르게 달리는 능력을
자랑하고 지나치게 자신을 믿으면
사고가 더 가까이 다가오는 법

빠르게 달릴 능력이 없는 차처럼
경력을 뽐내지 않는 운전자처럼
그 겸손만이 나를 돕고 남을 돕지

어디 안개낀 도로만 그럴까
안개 가득한 세상일도 그렇지
종종 앞이 보이지 않는 날에는 더더욱


사진일기59 - 앞이 안보이는 길을 갈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