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끝날이 아니니까’
오래 버티고 웃으며 살던 내 아이가
나를 이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집에 온 날 울며 약봉지를 입에 털어넣는다
나 몰래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완전히 잊고 사는줄 알았던
돌아가신 내 엄마의 생일날 아침에
나도 엄마가 갑자기 많이 보고싶었다
임대보증금 인상 통보가 왔다
어느새 2년이 지났나보다
이리저리 끝없이 돌아오는 돈 나갈 일
벌지 못하고 번돈도 까먹게 된
발묶인 내 처지가 가끔은 슬프다
무거워
무거워
무거워
.
.
.
.
그럼에도 다시 털고 일어나
언젠가 떠날 내일이 오기까지 살기로 한다
오늘은 끝날이 아니니까

사진일기51 - 오늘은 끝날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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