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살기’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면서도
머리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들락거리고
바지단에 흙 묻을까 조심스러웠다
작은 아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질퍽한 황톳길에 온통 생사를 다 맡긴 듯
차박 첨벙 위태로운 걸음걸이도 무시하며
조심! 조심! 넘어질라~
아이엄마의 소리에 아랑곳 없이
얼굴가득 웃음띤 아이가 신기했다
어떻게 넘어질 걱정도 없지?
다 망친 옷 걱정도 없지?
곧 닥칠 불편함도 외면할 수 있지?
아이만 가진 능력일까
나도 남도 어른은 다 잃어버린
한때 가졌던 몰입의 신명
오직 지금의 기쁨! 다시 얻고 싶다
온맘과 정성을 다해 오늘을 살기!
백가지 치렁치렁 속물의 변명을 무시하고
아이같지 않으면 못가는 곳이
천국만이 아니라 황톳길도 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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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31 -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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