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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잘 들어간다는 것은

희망으로 2024. 9. 1. 08:51

‘나이 잘 들어간다는 건 서러움과 불안을 잘 감당하는 것’

예전에는 없던 감정이 어떤 순간
불쑥 내 속에서 튀어나와 당황하곤 했다.
‘뭘까? 이 감정은…’
몇 번을 겪으면서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서러움’ 과 ‘불안’이라는 감정인 것을.

나이 들어가면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일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가 역전이 되었다
사람들이 곧잘 표현하는 여행에 대한 명언
‘가슴이 떨릴때 가야지 늦으면 다리 떨려서 못간다!’
이것도 그런 종류의 하나다
나도 평샹 꿈이고 목표였던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여행을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했다
처음에는 아내의 치명적 희귀난치병 발병때문이었고
이제는 스스로 나이 때문에 점점 포기하고 있다

바로 할려는 것은 아니고
언젠가 해야할지도 모른다 싶어
일자리를 구해주는 어플을 깔아 뒤져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일자리가 나를 막았다
나이 제한이라는 울타리 족쇄에…
더 서글픈 것은 친목 동아리 등산 운동 그룹에서조차
어떤 것들은 나는 입회 조건이 안된다고 가로막았다.

취미나 보람을 위해 하려는 것들은 그래도
어떻게든 가입하고 어울릴수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서나 돈을 벌어야할 이유로
찾을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자기만 가진 능력 경력이 있는 전문가나
건강이 별나게 좋아 젊은이도 물리칠 정도가 아니라면
기껏 공공근로나 시간제 부업 정도가 쉽게 구해진다
그러니 몸도 약하고 나이든 분들이 곧잘 손대는 것이
재활용품 수집을 하려고 도로나 골목을 뒤지는 것이다

건강 질병 가난 죽음 무직…등
이런 종류들이 불안을 부른다
소외 이별 건망증 포기 무시… 등
이런 것들이 나이 든 사람들을 서럽게 한다
이 두 감정이 수시로 교대로 몰려오면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행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왜 많은 가능성과 가진 것들이 사라지는데
욕심과 욕망과 이기적 심성은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면 그런대로 버티고 먼족할 수도 있을텐데
이 부조화가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나이들어도 행복하려면 이 서러움과 불안에서
좀 자유로워진다면 한결 해결하기 쉽다
그러니 행복하면서 잘 늙어간다는 것은
이 서러움과 불안을 잘 감당한다는 것과 같다
모든 질병과 고생과 사고가 없어진다는 말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일어나도 잘 감당하고 매몰되지 않으면
비록 기회가 줄어들고 결실은 적어지더라도
행복하고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행운일까?
그 와중에 다행히 늘어가는 것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도와 감사가 늘어 난다
부족한 나를 인정할 때마다 구하는 기도가 나오고
내 재능의 댓가보다 많은 일용할 양식과
가족과 이웃의 좋은 소식을 들을때마다
‘감사합니다!’ 말이 터져나온다.
하나님을 만난 행운이 이제사 빛을 본다
젊을 때는 그 모든 것도 나 내가 잘나서 선택한
당연한 복이려니 햤는데 말이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생명을 연장해주신 하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