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오늘도 여전히 나를 울리시는 하나님의 비디오

희망으로 2020. 6. 14. 10:36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립니다. 
하늘이 온통 눈물샘이 되었는지 그치지 않습니다. 
제게도 눈물 많이 흘린 새벽이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기도에서는 느헤미야와 백성들이 
많이 울고 자복하는 초막절을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하루 중 사분의 일은 모두 광장에 선채로 
하나님의 말씀만 듣고, 
다시 하루 중 사분의 일은 
자기의 죄와 조상들의 허물을 자복하며 보냈습니다. 

세 시간이 넘도록 선채로 말씀을 들은 적도 없고, 
세 시간이 넘도록 통곡하며 울며 기도한 적도 
돌이켜보니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하나님이 작심을 하셨나봅니다. 
나의 죄 있다! 하시는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그냥 소리만도 아니고 최신식으로 동영상으로! 
‘.........’ 
별 수 없습니다.   
누구든 이런 입장이 되면 눈물 많이 흘리지 않고는, 

한때 신앙공동체를 향한 꿈으로, (순전히 제 꿈으로) 
7년을 다니던 직장도 재미가 없어지고, 
세상 어떤 것도 나머지 인생을 보상하지 못할 것만 같아서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만도 모자라 외국 신앙공동체까지 답사를 하고 
돌아와서는 아내와 두 달을 돌아다녔습니다. 
커피포트에 연한 커피를 하나 가득 담고, 
빵이나 김밥, 아니면 도시락을 싸서 곳곳을 다녔지요. 
영혼의 쉼터, 기도하고 일하며 살 수 있는 곳을 만들자고... 

그러다 충주를 만났고 이사했고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훈련 안 되고, 턱도 없이 부족한 우리를 
바로 그런 자리로 인도하실 하나님이 아님을 아는데 
15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걸 수용하면서 저는 단순한 생업의 포로가 되었고 
그저 큰 능력도 실천도 못하는 어중간한 부모가 되어갔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탄식과 회의에 빠졌겠습니까? 
스스로 자신감도 없어지고 무기력해지면서 
온갖 후유증을 아내에게 들들볶으며 세월을 보낼 수밖에요. 
그냥 교회는 안다니겠다는 내 고집을 기어이 꺾고 
아이들의 신앙생활을 방치할 수 없다는 명분에 졌습니다. 
그렇게 시골 작은 교회를 다닌 것이 15년이나 되면서 
뜨겁지도 열정도 없이 그저 성실하고 예의만 바른 교인이 되어 
안으로는 죽은 공동묘지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가장 힘들었던 때가 아내가 아프기 시작하기 전, 
일 년이었던 같습니다. 
아내는 오히려 그동안 정말 하나님이 기뻐할 만한 성장을 
계속했습니다. 시골 교회를 섬기면서 모두에게 사랑받았고, 
늘 성경을 필사하면서 공책을 늘려가고 
새벽이면 기도를 하러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하는 본이었습니다. 
중증 장애인들의 가사도우미로 몇 년을 보내고, 
시골 아이들을 불러다 먹이고 공부 도와주며 헌 옷 얻어다 나누어주고, 
그 와중에 밭을 일구고 온갖 가족 대소사를 소화해내며... 

저는 퍼붓기를 독 같은 짜증으로 아내를 괴롭혔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새벽이면 기도로 또 얼마나 눈물을 흘리며 나를 위해 
속을 태웠을까요? 안보아도 비디오는 이럴 때 사용하나요? 

오늘 아침엔 기어이 그 비디오가 저를 에워싸더군요. 
그때 벼락 한방이나 유황불에 타 죽은 소돔과 고모라의 
벌을 받지 않은 것은 순전히 그 눈물로 기도한 아내 덕분이라고 
하나님이 자막으로 계속 내보내시면서... 

어찌 병이 안 나겠습니까? 
저를 살리는 대신 험한 바닥에 내동이치는 방법은 
사람 중에서는 가장 나를 사랑하고, 
날마다 눈물로 기도하는 아내가 적임자일 수밖에요. 
덕분에 태풍도 맞고 갈갈이 찢어지는 고통도 겪었지요. 
그게 벌이라면 벌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새벽에 제가 눈물 많이 흘린 건 그 때문만은 아니고, 
하나님의 은총 때문입니다. 
지금 아내를 돌보면서 감당해내는 일들이야 
그 돌무덤 같던 죄를 하나씩 덜어내는 과정이라 받아들입니다. 

저는 가인과 같습니다. 
아벨을 돌로 쳐 죽이고 ‘내가 그를 지키는 자 입니까?’ 
라고 뻔뻔했던 가인... 
아내가 나 대신, 나 때문에 그 지경이 되도록 하고도 
죽지 않고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 앞에서 
저는 가인과 같아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도 가인을 헤치지마라!’ 
그를 치는 자는 벌을 칠배나 더 하겠다!며 보호하신 하나님... 

그러니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욥을 조롱하던 사탄에게 
‘몸은 괴롭혀도 생명은 손대지 못하게’ 했던 하나님, 
오늘 제 상황이 영락없이 그 은총 속에 있으니... 
제가 욥처럼 의인이란 말은 아닙니다. 
단지 그렇게 힘들고 죽고 싶은 상황에도 목숨은 지켜주시는 
그 아버지 같은 하나님의 사랑이 감당키 어렵다는 말입니다. 

저 때문에 아내가 이 형벌 속을 지나고 있고, 
저 때문에 아이들, 나눔이와 겨레 기쁨이가 형벌을 치루는데 
저를 지키시고 보호하며 벌주시는 부모 같은 사랑! 
그 사랑과 자비 때문에 저는 많이 울었습니다. 

어저께 새벽에는 이런 말도 주셨습니다. 
오늘 바로 앞 장인 느헤미아 8장에서, 

‘오늘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일이니 
슬퍼하지 말며 울지말라 하고‘ - 9절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10절 

결정적인 메시지는 바로 다음 구절이었습니다.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느헤미아와 우는 백성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자비가 
오늘 새벽에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꺽꺽! 울음을 참으며 
눈물 흘리는 저에게도 왜 안 주시겠습니까

 

(10년전 나를 울리신 하나님이 지금도 여전히 나의 생명을 지키시니 

그 은혜가 넘칩니다. 잊고 살 때도 변함없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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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6개

 더불어 나무 (2020.05.07 오전 7:11:39)  android

답변

집사님 통해 하나님께서 자비를 말씀하시네요.
월요일 ,89세 아버지께서 넘어지시면서 척추다쳐 사지마비 및 응급실 중환자실 계십니다. 너무 벼락같은 일이고 의식있으신데 얼마나 본인은 힘드실텐데.
엄마 돌아가지고 10년. 이제 조금 겨우 편해지신지 2년.지방에 산다는 핑계대고 찾아뵙지못한것부터 주간보호센터 진작 알아보고 보내드리지 못한 것. 아니 그날 더우니 나가시지 마라고 전화못한것 온갖 자책과 후회. 그리고 앞날에대한 걱정과 경제적인 비용.
나태해진 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이런
헝클어진 감정들속에서 간신히 기도의 끈만 잡고 정신없이 보내는며칠입니다. 그러다 집사님글을 읽었습니다.
슬퍼하지말고 울지말고 근심하지말고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며 힘을 얻어라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함께지나며 나를 지키신다고.
오늘 집사님통해 주신 하나님 위로와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겠습니다. 집사님의 하나님이 저의 하나님이세요.

   희망으로 (2020.05.07 오전 7:39:11)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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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무겁고 지치는 하루를 보내고 계시겠네요 ㅠ
자책보다는 평안을 주기 원하는 하나님이 분명하다고 저는 경험합니다.
더불어나무님께도 다름없이 그러실겁니다!
우리의 하나님이 같은 분이듯 그 하나님의 자녀도 같은 자녀이니까요.
사실 오늘 이 글은 전혀 올릴 계획이 없었습니다.
이미 오늘 하나의 글을 올렸고 가능하면 하루 한개만 올리려고 하니까요.
한 시간 전만해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우연하게 갑자기 십년전 글을 다시 보게하시고 나누게 하시니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냥 저에게 변하지말고 살아라는 뜻인가? 그랬는데...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면 더 감사할 일입니다.
단 한사람에게라도요...

 nada1026 (2020.05.07 오전 7:28:09)  PC

답변

아침부터 집사님의 간증이 심금을 울립니다. 댓글에 '더불어 나무'님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가 하루종일 함께 하시길 잠시 기도합니다!!

   희망으로 (2020.05.07 오전 7:39:56)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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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 모두에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샬롬~

 시냇가에 심은 (2020.05.07 오전 9:40:28)  PC

답변

희망으로님의 글은 항상 맘놓고 댓글을 달지 못하는 먹먹함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치열한 영적 전투에서 이겨내는 힘이 느껴져요~

   희망으로 (2020.05.07 오전 10:16:34)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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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재미나고 찰지고, 행복하고 우아하고...
그렇게 못하는 제가 저도 안타깝습니다 ㅠ
사람이 어떻게 늘 이기거나 지는 전투만 하고 살겠습니까?
못내놓을 뿐이고, 그건 또 다른 분들이 너무 잘하시니까...
그래도 읽어주시는 고집(?)스러운 자비의 식구들이 감사하기만! ㅎㅎ

 brokenreed (2020.05.07 오전 9:51:38)  android

답변

그 눈물에 동참합니다. 집사님의 지나온 삶의 흔적처럼 앞으로도 기쁨과 눈물이 교차하겠지만... 매번은 아니더라도 저도 함께 울고 웃겠습니다

   희망으로 (2020.05.07 오전 10:18:15)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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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엔더머 브라더?
잘못하면 같이 해주시다가
멘사회원 출신 스타일 다 구겨지면 어쩌시려고요? ㅎㅎ
그래도 같이 가준다면 저야 영광이고 든든하지요!
더스틴호프만이 아우에게 가지던 자부심 기쁨 같은! ^^
(그렇다고 처음의 고의적 아우를 말하는건 아니고요.
탐크루저의 외모는 뭐 닮았지만요!)

 물맷돌 (2020.05.07 오전 11:00:15)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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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책하시나요?...
희망으로님은 늘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뜻이 있으셔서 아픈 가족을 옆에 두신 것이지 싶습니다.

   희망으로 (2020.05.07 오전 11:39:27)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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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겨질까요?
많은 미안한 일들이...
눈물만으로는 씻어지지 않아 아픈 가족을 돌보는
봉사시간을 명하신 것 같습니다! ^^

 sea of glass (2020.05.07 오후 12:34:53)  android

답변

그전에 그렇게 괴롭히신적이 있으니 어린 제가
꿀밤을 한대 때리려 했는데 지금의 집사님 뵈니
제가 꿀밤을 맞아야 되는군요.ㅠ

   희망으로 (2020.05.07 오후 12:42:14)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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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꿀밤 때리면 하나님이 혼내신다는데~
그런다고 뭐 맞을거 까지는! ㅎㅎ

 코오드리 (2020.05.07 오후 3:22:14)  android

답변

이거..엄청난 비밀인데요.. 까페가 정리되는 날이 오면요..
희망으로님에게 제일 먼저 달려갈꺼에요..
내가 좋아하는 배우,현빈 조정석 보러 가기전 마음 보다 더 설레는데요..ㅋㅋ

   희망으로 (2020.05.07 오후 3:28:19)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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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원은...
그 전에 꼭 한번 모퉁이 까페 안에 앉아서
차 한잔을 마시며 바깥 사거리를 내다 보고 싶어요. ㅠ
주인장 바쁘시면 뒤통수나 그림자만 보고와도 불만없습니다! ^^

 닛시 (2020.05.07 오후 3:33:46)  and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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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게 은혜고 감사지요.
어제가 은혜이고 오늘이 은혜입니다
샬롬

   희망으로 (2020.05.07 오후 3:58:22)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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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집 자녀인지...
은혜만 좋아하는 장로님 ㅠ
그래도 샬롬은 좋아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