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보야! 그게 진짜 못난 거야...>
아들의 중요한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특별히 아침 기도라도 드려야 하나? 에이, 새삼스럽게 뭘'
그냥 평소대로 마름으로 응원만 한다.
구청에서 십여명이 병원으로 몰려왔다.
'장기 입원 심사 나왔습니다!'
두 달안에 결정 나온다고 기다려라 한다.
몇 달째 건강상태가 온 몸을 여기저기 못살게 하고 있다.
'이러다 어느 하나가 못이겨내면...'
불안인지 원망인지 애매한 그늘이 얼굴에 따라다닌다.
밤 11시,
자꾸 바깥에서 나를 부른다.
어둠과 인적없이 비어있는 길과 밤하늘의 싸늘함이
'난 왜 이렇게 못났을까?...
좀 튼튼하고 좀 더 여유도 있고
다 없어도 믿음으로 넉넉히 승리한 사람처럼 못살고...'
한 시간이 넘게 걸어 자정 지나 병실로 돌아왔다
피곤해서 잠시 잠든 것 같은데
아내가 불러 일어나니 새벽 4시다.
그런데...꿈과 생시가 바뀌는 몽롱한 경계의 타이밍
귀에는 미동도 없는 목소리가 천둥처럼 꽉 채우고 들린다.
"이 바보야! 그게 진짜 못난 거야!
니가 힘 세고 많이 배우고 흔들리지 않으면
믿음 좋아서 평안을 얻고 천국 갈거 같지?
그게 니 능력에 다 달렸으면 나는 뭔데?
내가 천국 문이나 열어주는 문지기냐?"
'아차... 간 밤에는 진짜 못났었구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팍이 한 대 맞은 것처럼 아프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