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줄도 모르고...고마워요!>
세상 모든 곳에 있기 위해서
당신은 투명해졌습니다.
세상 모든 공간에 당신이 보이게 채워진다면
분명 우리는 서 있을 자리도 숨 쉴 틈도 없을 테니
세상 모든 사람들의 질문과 부탁에 대답하기 위해
당신은 들리지 않는 침묵이 되셨습니다.
일일이 대답해주시는 크고 많은 말 속에서
우리는 각자에게 하시는 말을 가려서 들을 수가 없을 테니
방문도 택배로도 오시지 않는 당신이 밉고
기다리다 지쳤다고 투덜거렸지만 몰랐습니다.
정작 당신은 단 한 번도 내 곁 내 속에서
멀리 떠난 적이 없었음을
안 보이고 안 들리고 안 만져지는 당신이
이 외로운 새벽에 내 속에서 나를 달래십니다.
고맙게도.
덧말 :
(새벽 3시 50분. 새벽 1시에 이어 두 번째로 나를 깨우는 아내.
졸린 눈 감은 채 일어나 아내의 소변을 빼고,
숨차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다리를 주무르며 물었지요.
'주님,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요? 당신은 언제 오나요? 언제까지 기다려요? '
그런 제게 주님이 말하셨습니다.
'난 니가 태어난 후로 네게서 10센티도, 단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는데...'
눈시울이 울컥하고 가슴에 불방망이로 맞은 사람처럼 화들짝 뜨겁습니다.
'그랬군요. 죄송해요. 난 그것도 모르고...' )
'이것저것 끄적 > 길을 가는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 (0) | 2015.06.20 |
---|---|
때로는 이웃집 아저씨가 더 좋다? (0) | 2015.06.16 |
그럼 너는 죽을 걸 알면서도 왜 살아? (0) | 2015.06.12 |
나의 사랑아, 일어나 함께 가자! (0) | 2015.06.09 |
메르스, 우리 병원도 통제... (0) | 2015.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