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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곳이 없다

희망으로 2015. 2. 8. 23:43

<울 곳이 없다.>

 

일년 365일 중 300일 쯤은 그럭저럭 웃다가 화내다가 버티고,

50일 쯤은 유난히 생기가 나서 감사하고 보기 괜찮게 살고.

 

 

그리고 10일 쯤은 아주 많이 후회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자숙하며 보내고...

 

 

그런데 나머지 5일이 문제다.

너무 외로워서, 그냥 적적한 정도가 아닌 죽고싶을만큼 고독해서 못견디는 날이다.

너무 힘들고 너무 슬퍼서 펑펑 울고 싶은 날이다.

 

 

그런데 갈 곳이 없다.

 

 

중년을 넘은 나이 쯤에 아무데서나 울수가 없는데 마음 놓고 눈치보지 않고 울 곳이 없다.

가족들 남들이 보지 않고 걱정끼치지 않으면서 몇시간 통곡이라도 하며 울고 싶은데 없다.

 

 

물론 자유롭고 아무때라도 이동할수 있다면 뭔 문제가 있을까.

발목잡는 심한 상태의 환자 가족이라도 있으면 내 몸이 내 것 아니다.

 

 

전에는 병원 바로 앞 단독 건물 교회가 있어서 가능했다. 새벽시간 기도회 뒷 시간이 그랬다. 그런데 여기는 근처에 그런 곳이 없다. 요즘 작은 상가교회는 문이 잠기거나 너무 눈에 띄어서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생각 난곳이 있었다.

바로 노래방.

혼자 가는게 참 쑥쓰러웠지만...

 

용기를 내어,아니 견딜수없어서 딱 두번 갔다.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엉엉 울었다.

한참후에 슬그머니 병원으로 돌아왔다.

아무도 몰랐다. 나만 알았다.

 

 

사는 게 그랬다.

혼자서 펑펑 울기도 자유롭지 못하는 날도 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