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시간에 전화가 왔다.
오늘 어쩌면 힘들었을 것 같아서 전화를 했다고...
그 친구는 함께 문학을 공부했고
그때는 신앙을 그렇게 죽자살자 붙잡고 살줄은 몰랐다.
그런데 아내가 심하게 아프던 어느 날 내 곁에 왔다.
거의 만나지 못하고 산지 20여년 다되어서...
그 친구는 지금 목사가 되어서 특별한 사역을 하고 있다.
사형수 장기수들을 만나고 들어주고 함께 우는 교도소 사역.
"나는 성질도 더럽고... 그런데 나에게 왜 이런 일을 시키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했다.
사형수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듣다보면 들어주는 자신이 멍들고 병이 난다면서,
일반 목회를 하고 싶기도 한데 잘 안풀린다고 말하면서,
"나도 왜 이렇게 지독하게 끝도 없이 고개 넘으면 또 고개인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전화 했어요. 선배가 하도 꼬이는 삶을 보면서 힘도 못되고 안타까워서"
이게 대답이라고, 이게 위로를 하는 말이라고...
"우리 누구든지 빨리 천국가서 하나님 만나는 사람이 물어보고
문자로 알려주기로 합시다!. 왜 그러는지, 무슨 이유인지.."
그렇게 웃긴다고 말하면서 속으로 울면서 전화를 끊었다.
정말 그러고 싶다. 종종은,
알기만 하면 지금보다 두 배는 힘들고 두 배는 길어도 받아들일 것 같아서,
누구도 지은 죄보다 억울하다 느끼며 괴로운 사람은 알 권리가 있다 싶어서...
천국에도 스마트폰이 될까?
하나님이 이유를 친절하게 꼬박 설명을 해주실까?
듣는다고, 안다고 또 이득이 되거나 도움만 될까?
...솔직히 도무지 답이 안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