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시끄럽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로 자기 고백을 하는 여자가 있다.
병실은 큰 하나의 방으로 되어 있다. 어디나 다인실은 모두.
칸막이도 문도 안 달린 병실안에서 24시간을 같이 지내는데
그렇게 종일토록 자기가 좋아하는거, 난 알아! 내 성격은 어떻구...
도대체 남들이 자신에 대해서 모르는게 없기를 바라는걸까?
왜? 나는 자기 남편도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싫기까지 하다)
그렇게 아는 척, 뭐든지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면 틀렸다고 하고
훈계에 성질에 요란하다. 멀미가 나올 정도로.
예전에 돌아가신 최인호선생님의 글에서 이런 내용을 보았다.
30년을 산 마누라가 슬슬 지겨워지던 참에 어느 날 놀라운 것을 보았다.
'세상에! 마누라 등짝에 물사마귀가 하나 있었다니!'
아직도 내가 모르는 마누라의 구석이 있었구나!
다행이다. 다 알지 못하고 모르는 비밀이 어딘가에 있다니~~
낮선 여자를 새로운 기분으로 만나는 즐거움 비슷한 게 생겼다던가?
그렇다.
여자의 섹시함도 다 벗은 것보다는 보일듯 말듯한 모습이 더 에로틱하다고
누군가 말하더라. 공감이간다.
사람은 조금은 신비로운 구석이 있어야 한다.
행동이든 생각이든 몸이든 성격도,
그래야 단정을 내리지 않고 가능성도 생기고 더 살아볼 이유도 되는 것
나는 그런 점에서 빵점일까?
아프면 아프다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너무 질러댔다.
조금도 참거나 안에 담고 견디지 못하고,
침묵수련은 그래서 필요하고
그걸 아신 예수님은 침 받고 채찍을 맞으면서도 인간들에게 하소연 안했나보다.
'니들이 진실을 말하면 듣기는 하니? 따라는 살겠니?'
그런 심정이셨을까?
침묵하고 참고 그냥 죽어가고 싶다.
잘 안되어서 문제지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