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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위로를 싣고

희망으로 2014. 8. 3. 22:22

비가 한참 내렸을 쯤

서늘해진 공기가 창문을 넘어 들어왔다

 

다리가 멀쩡해보여도

속으로 죽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렇게 괴로워하는 아내의 다리를 주무르다

기억자로 몸을 꺾고 잠이 들었다

그 좁은 병원의 1인 침대 틈 사이에서

 

따뜻하다

서럽던 7년의 간병 몸고생 마음고생 잊도록

아내의 냄새가 살포시 나는 곁이

 

두렵고 고단하던 날들이 녹고

억울하고 다 끝내고 싶던 결심이 밀려났다

아내 곁에서 잠이 든 비오는 날 오후에

 

딸아이는 지구 반대쪽 아프리카에 있고

나는 다시 반대쪽 한국 병원에 있다

 

잘 하고 있다는 칭찬 한마디가

이 먼곳 병실에 고통을 달랜다

오늘 당장 세상을 떠나도 우린 자랑스럽다고

이 땅에 온 임무를 잘 소화해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