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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111 - 숫자에 노예가 되었나?>

희망으로 2014. 2. 25. 21:34

<잡담 111 - 숫자에 노예가 되었나?>


책을 내고 한동안 숫자에 예민했다.
몇 권이 팔려야하고 몇 달쯤에 몇 쇄 쯤 추가 인쇄가 들어가야하고, 출판사에서는 베스트 순위와 판매부수에 온통 집중하고...

책을 사준 사람들, 읽고 소중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운지는 뒷전이 되고,
누가 울었는지 누가 용기를 얻었는지 그렇게 더 귀한 결실은 저만치 밀려간채로...

그러고보니 지난 인생이 통째로 숫자 놀음이었다. 

나이 얼마에 몇 평 아파트는 살아야하고,
근무 몇 년에 직급은 몇 호봉은 되어야 하고,
차는 얼마짜리 몇 씨씨 정도는 되어야 체면이 서고 하는 식으로,

영화는 호감보다 관객숫자에 더 뉴스가 되고,
실패여부가 내용보다 관객동원에 좌우되는 세상이 되었다. 드라마도 시청률이 성공여부의 잣대가 된것도 오래되었다.

심지어 품질을 따진다는 신앙조차 몇명의 교인, 몇 억짜리 교회냐가 화제가 되고, 신앙의 척도로 성경 통독 횟수가 바로 증명처럼 되어도 아무도 이상하지 않게 받아들인다.

숫자,

사람의 값어치, 영혼이 매달리고 가름되기에는 너무 억울한 무생물이다. 화사함도 따뜻함도 없고 눈물도 기쁨도 없는 유령인데...

몇 살까지 살든지, 숨질 때 내 지갑에 얼마가 남든지, 내 책이 몇 권이 나가든지, 페이스북 친구가 몇 명이 되던지, 좋아요! 와 댓글이 몇 개가 달리든지 관심을 돌려야 겠다.

오늘은 내게 24시간을 쪼개서 사는 게 아니고 만남이 오고 가는 흔적들을 소홀히 하지않기를 집중해야겠다. 

바람의 흔적에 배인 아름다운 사람 예수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