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예상 못한 설 명절 선물>

희망으로 2014. 2. 2. 21:54

<예상 못한 설 명절 선물>


설을 앞 둔 전전날, 

아내를 씻기고 세탁기를 한바탕 돌리고 

그렇게 어수선한 상태로 탈수 끝난 빨래바구니를 들고 병실로 들어섰는데,

갑자기 침대주변이 온통 아이들로 둘러쌓였고 아내는 가운데 싱글벙글! 


멀리 강원도 정선에서 따뜻한 남쪽 남원으로 설 명절을 보내러 가는 가족이

중간에 우리 병실을 들렀습니다.

그냥 우연이 아니고 미리 준비하고 오신 것을 알았지요.

그건 큰 아이가 정성껏 쓴 편지를 보고 알았지요.





큰 딸아이 8살 주은이, 둘재 아들 주한이, 셋째 개구장이 주담이,

낮도 가리지 않아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이제 돌 지났을 막내아이 주엘!

그렇게 4천사를 데리고 아빠 선재씨와 미인 엄마가 오셨어요.


우리는 초면,

매달 나오는 '해와달' 쪽지를 보고 주소를 알아서 찾아오셨다는 가족,

어쩌면 그렇게 밝고 선한 기운이 넘치는지!

병실이 온통 행복한 웃음으로 넘치더군요.


아내는 가슴에 선물로 받은 아이의 편지봉투와 정선 떡셋트가방을 올리고

예정에 없던 명절 문병에 흐뭇한 표정입니다.

아무 것도 드릴게 없어 아이들에게 과자 몇개, 

엄마와 아빠에게는 책 한권을 선물했습니다.


일어나서 돌아가는 길에 우리를 크게 감동시킨 일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가슴이 두근거리고 부러움이 샘솟았던 일,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나 될 주은이가 한 말입니다.

'아줌마를 위해 기도해도 되나요?'


어쩌면 어른도 쑥스러울 다인실 병실안에서도

그렇게 또박또박 빨리 낫고 가족들이 좋아지라는 기도를 해주는지...

그렇게 아이 넷을 키우는 아빠와 엄마의 신앙이 엿보였습니다.

너무 큰 감동을 받는 바람에 그 가족들의 연락처도 물어보지 못했네요.


(따로 준비해오신 이쁜 종이지갑에 든 돈은 아내에게 고스란히 주었고,

아내는 그 돈으로 우리집 세 아이들 설 용돈으로 또 주었네요! 저는 감동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