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읽고/또 보고싶은 책

손끝에 닿은 세상2 - 김형욱 1000개의 도서관을 위해...

희망으로 2012. 4. 24. 08:55

[손끝에 닿은 세상] 1000개의 도서관이 꿈인 여행가_ 김형욱 작가도서관이야기/ 디지털 세상과 도서관

2010/10/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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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보낸곳 (1)

‘손끝에 닿은 세상’이란 책을 읽으며 처음엔 그리 생각했다. ‘아~ 나도 이렇게 자유로이 다닐 수

있다면...’ 세상에 구속 받지 않고 원하는 곳을 떠돌며 세상 구경하고 사는 여행작가 김형욱씨의

사진과 사색적 글을 보며 무한 부러웠다. 하지만 나의 부러움은 이내 부끄러움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 사람 그냥 한가로이 세상구경이나 하는 그런 여행가가 아니다. 겉모습만 보면 흡사 ‘짐승남(?)’

으로 보일 만큼 큰 덩치(?)를 지녔지만, 그런 겉모습과는 달리 따뜻한 아니,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중간에 그는 이런 말을 한다.


“앞으로 10년 동안에 세상의 가장자리에 1000개의 도서관을 세우는 것.

그게 제 꿈입니다.”

▲그림1. ‘손 끝에 닿은 세상’ 표지 ▲그림2. 김형욱 작가


그도 처음엔 그저 산이 좋고 여행이 좋아 세상을 향해 발걸음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발걸음

중간중간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또 그 사람들의 작은 소망을 들으며 그들의 꿈을 도와

주는 게 그의 꿈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세상이 참 따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지난 여름, 난 친구와

둘이 남쪽지방으로 5일간 자전거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저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자연을 만나고

픈 단순한 동기였지만 여행은 생각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더위에 지친 내게 시원한 얼음물을 가져다 주는가 하면, 밤이 늦었음에도

아직까지 도로 한가운데 있는 나에게 공짜로 방 한 켠을 내 주었던 할머니, 펑크 난 자전거를 두어

시간에 걸쳐 땀을 뻘뻘 흘리며 수리해주고도 수리비는 한사코 마다하셨던 타이어가게 사장님,

그리고 길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마다 외쳐 주었던 '파이팅' 소리에 ‘세상이 이렇게 따뜻한 곳이

었나?’ 하는 벅찬 감동이 밀려 왔다.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난 마음먹었다. 내게 아무런 이유 없이 정을 나눠줬던

사람들에게 편지 한 통 꼭 보내겠노라고.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바쁘다는 이유로 그 편지 한

통을 쓰지 못했고, 그들에게 받은 따뜻한 마음은 감동과 함께 빚처럼 마음 한 켠에 남아있다. 만약 그 고마움을 실천으로 옮겼다면 그들은 내 소중한 인연이 되어 있겠지?

바로 이것이다. 김형욱 작가와 내가 다른 것이. 그것은 바로 ‘실천’.

평소 산을 좋아했던 그는 산악인의 꿈이라 불리는 무대 ‘히말라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의

등반을 도와주던 지역민들을 만났다. 하루 5천원도 안 되는 일당에 목숨 걸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 김형욱 작가는 그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각자의 방식으로 대답했지만 그들의

꿈은 모두 한가지였다.

“자식들이 조금 더 나은 교육을 받는

것, 그리고 자신보다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 것.”

▲그림3. 히말라야에 오르는 것을 돕던 현지인들

부모의 마음은 세상 어디를 가나 꼭 같은가 보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친 김형욱작가는 가슴에 무언가 뜨거운 마음이 솟구쳤으리라. 그리고 그가 다른

많은 사람들과 달랐던 한가지 ‘실천’. 그는 그의 가슴에 솟구친 뜨거운 마음을 그대로 식히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는 텐트에 앉아 동행한 형들에게 말을 꺼냈다.

“우리가 조금만 마음을 모으면 이 산에서 꿈이 아닌, 생존을 위해 사는 사람들에게 꿈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조금씩 마음을 모으면 저 마을에 있는 수천 가지의 꿈을 심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동행했던 형들은 기꺼이 그의 의견에 힘을 실어 주었고, 그 후로 며칠간 ‘꿈의 도서관’을 위한

회의를 했다.

책은 그 안에 있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좋은 책은 보다 좋은 꿈을 꾸게 해 줄 것이고, 책 속 세상을 만난 아이들은 가지 않은 곳에 대한

순수한 꿈을 키워 나갈 것이다.

수천 가지의 꿈을 만들어 주기 위해 그들이 ‘도서관’을 생각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회의 끝에 김형욱작가와 동행인들은 가져간 여행비를 털어 모았고, 책을 사기 위해 마을로 내려

왔다. 될 수 있으면 양질의 책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한다. 세상을 좀 더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책.

노력 끝에 그는 80kg의 책을 샀고, 그들의 ‘꿈의 도서관’이 생길 인도의 ‘다스다 마을’.

전화도 터지지 않고 텔레비전은 물론이요 화장실도 없는 조그만 마을에 당나귀를 수단 삼아 나흘에

걸쳐 책을 옮겼다. 2008년, 그토록 마을 사람들이 소망하고, 그들의 소망을 들은 김형욱작가와 그의

동반자들이 꿈꿨던 첫 번째 ‘꿈의 도서관’이 다스다 마을에서 문을 열었다.

▲그림4. 다스다 마을에 전해진 책 그림5. 당나귀로 책을 운반 했던 모습▲

도서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은 절대 아니다. 김형욱 작가는 “벽돌을 하나 쌓을 돈으로 영어

사전을 하나 사주는 게 그들에겐 더 효율적인 일이다. 히말라야의 비어있는 공간에 책을 채워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비록, 우리가 생각하는 번듯한 도서관은 아니지만 마을사람들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그곳을 향해 날개 짓 할 수 있는 문을 만들어 준 다스다 마을의 도서관은 세상 그

어느 도서관보다 가치 있을 것이다.

그는 이후 귀국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또 다른 실천을 했다. “감성충전, 후원의 밤”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던 그가 벌인 후원의 밤은 입과 온라인을 통해 조금씩 알려졌고,

소식을 전해들은 지방 사람들은 택배로 아이들의 교재와 장난감, 학용품 등 정성을 보내왔다.

직접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기꺼이 그들의 마음을 표현해 주었다.

▲그림6. 후원의 밤 포스터 ▲그림7. 후원의 밤

사실, 나부터도 그렇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한들 내가 벌인다고 뭐가 될까? 가끔 누군가를 위해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저런 핑계들로 그 마음은 이내 마음으로 그쳐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실천했고, 그 실천을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꿈은 머리 속에서만 맴돌아서는 안 된다는 걸.

무언가를 간절히 이루고 싶다면 그 간절함을 조금이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그림8. 전국 각지에서 그에게 보내온 책


그가 시작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으로 완성된 후원의 밤. 그들의 마음은 곧 네팔의 작은

마을 아이들에게 전해졌다.

2006년 겨울, 김형욱 작가는 네팔에서 영어교사를 하고 있던 친구에게 물었다.

“네 꿈은 뭐야?”

“학교에 영어책이 부족해. 도서관은 있는데 안에 책이 없어.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래 그럼, 내가 언젠가 영어책을 가득 싣고 다시 올게. 꼭 올게.”

그 후로 3년이 지난 2009년, 그는 약속했던 영어책과 장난감을 가지고 다시 친구를 찾았다.

그렇게 두 번째 꿈의 도서관은 네팔, 포카라의 작은 마을에 생겼다.

그림9. 네팔의 ‘포카라’ 마을 ▲그림10. 책을 받아 든 아이들


같은 해 그는 일명 ‘행운의 편지’를 보냈다. 오지라 불리는 환경에 살면서 온전히 교육을 받기도,

책 한 권 사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 하고 있고, 거기에 동참을 바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마음을 전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주위에 안보는 영어로 된 책, 안 쓰는 문구, 그리고 커피

한잔 값, 담배 한 갑의 값이면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그는 다시금 일깨워 줬다.

그렇게 발송한 그의 편지는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고, 이후 전국에서 6백 여권의 책과 약 100kg의

학용품, 장난감이 모였다. 그리고 커피 값과 담배 값을 아낀 많은 분들의 후원금이 모였다.

▲그림11. 한 아이가 보내온 학용품과 편지 ▲그림12. 학용품을 받아 든 네팔의 아이


그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의 마음을 싣고 다시 네팔의 한 산간 마을, ‘마셀’로 들어갔다.

7백 여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한없는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렇게 첫 발을 뗀지 만 2년도 안되어 세 번째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림13. 마셀 마을 학교에 꾸며진 도서관 ▲그림14. 가져온 책을 채우고 있는 김형욱 작가


하나의 아름다운 꿈이 사람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 나는 주위에서 종종 보곤 한다.

그 역시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기에 사람들로부터 멋지다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는 자신이 결코 멋지거나, 착하거나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찾은 꿈의 길을 걷고 있을 뿐. 그러면서 덧붙인다.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지 마십시오.

지금 선택한 그 길 위에서 열심히 가슴 뛰는 일을 하십시오.”

그의 책 ‘손끝에 닿은 세상’을 펼치면 첫 번째 섹션의 입구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

꿈을 접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던 날이 있었다. 허나 길은 또 다른 길로 통하기 마련이고…

그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또한 과거의 어느 날 가지 못한 길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가슴 뛰는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 그의 충고는

귀담아 들을 만 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하는 말이었다.

그의 꿈을 현실로 바꾸는 동안 그는 책을 출간했고,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한 그의 사진은 지난 해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의 행보가 알려지면서 EBS, KBS,

SBS 등 굴지의 방송가에서도 그의 행보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가 하면, 모 카메라 회사의 후원을

받고 여러 신문사의 기사가 되는 등, 그는 이제 원했든 원치 않았든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유명인이 되었다. 그냥 유명하다는 건 어쩌면 그 자신에겐 불편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리고 그 마음을 행동에 옮기는데 주저하지 않는 김형욱 작가라면 그 유명세를 좋은

일을 하는데 이용 할 것이 분명하기에 그의 유명세는 가볍지 않고 찬란히 빛난다.

▲그림15. ‘제4회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 공모전’ 인물부문 대상 ‘사라진 제국’


그는 올해 10개의 도서관을 더 건립해 총 13개의 꿈의 도서관을 만들었고, 지금도 쉬지 않고

‘1000개의 도서관’이라는 꿈을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혹시, 그의 꿈에 동참하고 싶다면

아래를 참고하면 된다.

후원 물품 : 영어책, 레고 종류의 블록 장난감, 문구류 등
주 소 :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고읍지구 유승 한내들 904동 204호 김형욱 앞
(한국에 없을 수도 있으니, 경비실에 맡겨두시라는 메모 부탁 드립니다.)
연락처 : 010-5197-8216

후원금 : 620-163007-926 외환은행 / 김형욱
* 후원금은 국내에서 모인 책을 현지에 보내는 운송료와, 현지에서 살 영어사전 및

교재를 위해 쓰입니다.
김형욱 작가 홈페이지 : http://www.worldedge.kr/

“기억해 주십시오. 가장 불행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임을.”

행운의 편지에서 그가 적은 마지막 말이다.


참고로, 강남 올림푸스갤러리에서 ‘4인 4색 작가전’이란 타이틀로 그가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들러 보아도 좋을 듯.

일 시 : 10월 5일~10월 24일
장 소 : 올림푸스타워

더 많은 정보는 홈페이지 참조 ☞http://www.olympushall.co.kr/pen/pen_submain.aspx

*참고자료*
『손 끝에 닿은 세상』 / 김형욱 저, 글로세움 출판, 2009.


*이미지 출처*
그림1. Yes24. http://www.yes24.com/24/goods/3646825?scode=029&srank=1

Worldedge
그림2. http://durl.kr/35ucb
그림4~5. http://durl.kr/35u9f

그림6. http://www.worldedge.kr/zboard/data/mono/포스터1102_outline.jpg
그림7. http://www.worldedge.kr/zboard/data/mono/DSC_0024_24.jpg
그림8. http://www.worldedge.kr/zboard/data/mono/work_IMG_7967.jpg
그림9. http://www.worldedge.kr/zboard/data/mono/992C0878_01.jpg
그림11. http://durl.kr/35u9b
그림12. http://www.worldedge.kr/zboard/data/mono/work_IMG_9264.jpg
그림15. http://durl.kr/35u8v

그림3, 10. 『손 끝에 닿은 세상』 / 김형욱 저, 글로세움 출판, 2009.
그림13~14. EBS 세계테마기행 '네팔,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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