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친구모임을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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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일년에 일요일 밖으로 나가는 날이 한 번이나 두 번 있을까 했으니... (사실 결혼전에는 일년에 집에 있는 날이 일년에 한 두 번이었지만...)
나 스스로 정한 규칙이라 누구를 원망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가야겠다 싶어 떠난 날이다. 일평생중 거의 절반인 30년을 세상을 떠다닌 사람이 뭐가 세상이 또 미련이 있어 나설까 싶었지만...
이곳 충주에서 대전으로도 1시간 30분, 이천으로도 1시간 30분! 고민 끝에 새벽밥 먹고 이천으로 출발했다. 혁렬이랑 옥자랑 같이 가면서 이야기 하고 싶어서! (물론 혁렬이 말도 안되는 작업성 멘트가 그립기도 했다! ㅎㅎㅎㅎ)
이천터미날 내리면서 한번 놀랬다. 혁렬이랑, 생각도 못한 영락이가 마중을 나와주었다. 나보고는 수림1차인지 그리로 오라고 해놓고선!! (감동 모드는 좋은 거짓말도 필요하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두번 째 놀란 것은 옥자가 차를 갖고 왔는데 계속 먹을 것이 나오는 것이다. 보이차에 방울 토마토에 파이에.... (아니 우리가 무슨 남편인가? 나중에 세 남편인 줄 알았지만! ^.^!!)
내가 인심쓴답시고 옥자가 운전하는걸 고집 부려서 말렸다! " 야 혁렬아 니가 해라! 올때 뻔히 안할걸 알면서도 갈때도 맡기면 안되지!" 이러면서...
(돌아보니 참 미안하다. 그럴려면 내가 해야되는데...)
그런데 금방 한방 얻어 맞았다. 옥자 왈! 경환이랑 혁렬이 통화하는데 옆에서. " 야! 나 서방 세명이랑 같이 간다! ???? 뭔소리야...) 혁렬이는 우리 세명이 다 와이프 데려간다고 말한다.
그게 나중에는 하루종일 고생길 훤할 운명의 시작인줄 그때는 몰랐었다. 한명은 기사로, 한명은 짐꾼으로(그게 나 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별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영락이는무슨 역활이었는지 지금도 잘모르겠지만!
갑사에 도착 후 차례로 친구들이 들이 닥치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정신이없다. 세상에 37년만에 처음보는 사람이 한명도 벅찬데 줄줄이 내린다. 버스에서....
한사람씩 이름을 간신히 기억하기도 바쁜데 또 악수를 내민다!
.... 어쩌라고!!!
그렇게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다가 산행을 시작했다. 오히려 산길을 가는 동안은 맘은 편했다.
(가만있자. 재가 그때 개인가??? 재가 누구지???...) 그러면서 조금씩 기억이 나기 시작했고 다행하게도 친근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산길을 세시간 가까이 다 돌아 동학사로 내려왔고 모두 배고프고 지치고, 그렇게 먹기 시작할때 또 한번 놀랐다.
"... 세상에, 이렇게 많은 음식을 장만해 오다니..."
장거리 잔치집 버스를 타고 다녀 올 때도 대충 구색만 갖추는 느낌을 받았지 그렇게 정성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정말 회장 태권이와 총무 경희가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책임감 이상으로!
정월선이 스카프 감동이벤트로 또 한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나는 그런 월선이가 우리 동창 친구라는 사실에 속으로 뿌듯했지만!)
올라오는 길에 길은 좀 밀렸지만, 활짝 핀 벗꽃 가로수 길을 빠져나오면서 사진을 몇번이나 찍었다.
".. 사랑하는 사람들과 꼭 이 길을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올라오는 내내 혁렬이는 자고, 나는 열심히 옥자와 인생무상 행복확인을 했다! 결론은? 그냥 열심히 잘 살아보자! 그랬나??? ㅎㅎㅎ!!!
장호원에와서 나는 막차시간에 �겼지만 옥자는 칼국수 하나씩 먹자고 해서 맛있게 먹었다. 정작 문제는 그 뒤에 생겼다. 8시40분이 막차인데 도착하니 8시 44분! 표파는 사람은 막차가 끝났다고 하고 ... 주창장으로 달려가니 버스 한대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다짜고짜 스톱!!!!~
"이 차 충주 갑니까?"
기가 막힌 기사님 "...예"
" 잠시만요! 표 사올 동안만요!"
충주 터미날 도착하니 9시30분!
모든 버스는 끝났고...
에라! 걷자 까짓것 산티아고 870키로를 걸어서 돌아다닐 계획인 내가 이까짓 15키로쯤이야!!!!
집에오니 11시! 빨리 걸었더니 온몸에 땀이 흠뻑! 하지만 라틴음악 mp3를 들으면서 간만에 즐거운 나그네 감동에 빠졌다!
다시 한번 더 하라고 해도 할수 있을것 같다!!
정말 내게 잊지못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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