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내 안에 머무는 것들

사진일기11 - 많이 힘들었구나

희망으로 2024. 10. 27. 05:39

‘많이 힘들었구나’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빈 하늘밑 불빛들 켜져가면
옛사랑 그이름 아껴 불러보네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두듯이~”

밤 11시 조금은 어둡고 썰렁한 조명
모두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 병원복도에
종이 박스를 깔고 앉은 딸은 노래를 시작했다

엄마가 수년째 입원하고 있는 병실 아래층
사무실만 있는 그 곳에서 아이가 말했다
‘아빠, 내가 노래 불러줄게!‘

중3인 딸이 간병에 지친 나를 위문공연한다고
기타를 메고와서 혼자 나즈막히 부른 노래
이문세의 ‘옛사랑’은 그렇게 퍼져나갔다

그런데… 나를 위로하는지
말없이 견디는 자신을 위로하는지 모르겠다


사진일기11 - 많이 힘들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