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행복한 글쓰기 보물상자
올해는…
희망으로
2024. 1. 1. 09:12
‘올해는…’
올해는 가난해지게 해주세요
더 많이 모든 사랑을 다 받고 싶어
나도 힘들고 남도 힘들게 했던
그런 날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더 주고 다 주고 사랑이 바닥나도록
가난하게 살게 해주세요
올해는 많이 지고 낮아지게 해주세요
늘 이기려 모두를 경쟁자로 만들고
지고는 못살아 속끓이던 불행에서
지고 또 지고도 마음 편하게 해주세요
낮아도 자존심 망가지지 않았던
훌륭한 분들을 닮게 해주세요
올해는 더 많이 걷게 해주시고
길 위에서 침묵과 말해야 하는 것을
가리는 지헤를 배우게 해주소서
해야할 말을 못하고
안해야할 말을 해서
괴로웠던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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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9살 먹은 남자 아이가 있었어요. 희소난치병으로 온몸이 굳어지고 정신마저 환각에 시달리는 엄마를 강원도 산골 기도원 골방에서 두 달을 돌보다가 ‘미치겠다…’고 힘들어하다가 새해를 맞아 아빠와 교대하고 이틀동안 떠난 부산에서 일출을 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그 힘들었던 아이가 지금은 서른이 넘어 곧 결혼을 할 둘째 아들입니다. 우연히 버려진 똑딱카메라에서 이 사진을 발견하고 보관하며 가끔씩 볼때마다 그 지옥터널을 지나오던 시절과 아들의 심정을 기억합니다. 무엇으로도 보상못할 그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