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그 누가 나의 괴로움 알며

희망으로 2022. 6. 3. 09:05

“아, 나도 잠자고 눈뜨면 밥 차려져 있으면 좋겠다!”

“당신은 좋겠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으니~”

 

다른 날과 달리 많이 고단한 아침이면 

아침 밥을 준비하려고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해보는

푸념 한마디입니다.

아픈 아내에게 아침약을 먹이려면 피할 수 없는 일

그런데… 하면서 동시에 알았습니다.

나도 아내가 아프기 전 20년을 그렇게 보냈다는 걸

아침에 눈뜨면 아침 상이 준비되어 있었고

밖에서 일 마치고 돌아오면 저녁상이 눈 앞에 나왔지요

밥 먹고 상을 밀어내면 차 한잔 또는 과일 한접시가 나오는

자동화 행복을 누렸는데…

그때는 그게 당연하기만 했지 고마운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감사하거나 행복하기까지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에고, 예전에는 서랍만 열면 깨끗하게 세탁한 속옷이 

곱게 접혀져 있고 계절마다 바뀌어져 있었는데

나도 그런 호사를 누리며 살았는데… 

그때는 그걸 모르고 살았다니 참 아깝네!”

“당신은 입혀주기까지 하니 더 좋겠네?”

 

아내가 맞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기가 산 나는 용기를 내어 한마디 더 붙였습니다.

“짜증내고 구박하면서 억지로 하면 당신이 불행하겠지만

나 그렇게는 언하잖아? 오늘은 어떤 이쁜 옷을 입힐까!

그렇게 하니 당신은 참 행복하겠어~”

뭐 기가 차도 웃기는 한다고 합디다만…

 

아침에 현관문을 열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월요일과 목요일에 받는 요쿠르트가 또 있습니다

분명 어제 받았는데? 아주머니가 착각하셨나?

생각해보니 다음 받을 월요일이 공휴일입니다.

토, 일에 이은 월요일이 현충일 공휴일이라 배달이 없으니

미리 놓아두고 가셨습니다.

“아! 누구는 3일 연휴라 미리 주고 쉬는데…

난 휴가도 없다니! 간병인도 휴가를 주라! 주라!주라! 크크”

아내에게 시위하듯 투덜거리며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합니다

‘사는 거, 생명 자체가 휴가가 없는데 뭘 줘…’

 

‘그 누가 나의 괴롬 알며 또 나의 슬픔 알까

 나 자주 넘어집니다 오 주여 나 자주 실패합니다 오 주여

그 누가 나의 괴롬 알며 또 나의 슬픔알까 

주 밖에 누가 알아주랴 영광 할렐루야’

 

내가 자주 듣는 ‘브라더 포’라는 분들의 노래를 듣는데

속으로 흥얼거리며 따라불렀습니다.

‘맞아! 주님말고 누가 사람의 괴로움을 알겠어?’

그러나 곧 다른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변함없이 알아주지 못하는 불완전체라서 그렇지

사실 사람끼리도 참 많이 알아주고 들어주고 도우며 삽니다

그러나 중간에 변덕을 부리고 자기 위주로 돌아가기도해서

상처를 입고 더 깊은 외로움에 빠질 때가 있으니 그런거지요

변함없이 들어주는 주님이 있으니 뭐 좌절하지는 말자? 그런…

 

그걸 감안하고 보면 서로 고맙고 눈물겹게 오래, 깊이 알아주는

좋은 친구들이 참 많은 세상입니다.

부부가 그렇고 친한 친구가 그렇고 오랜 믿음의 동지들이 그렇습니다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이웃도 그렇습니다

아침 저녁이면 얼굴을 보고 스치며 인사하는 그 일상이

참 안정되고 평안을 주는 좋은 관계입니다.

모두가 감사합니다.

그런 사람을 곁에 주신 하나님이 많이 고맙습니다!

 

https://youtu.be/SSa-yuFpgy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