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2022. 4. 6. 06:18

어떤 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굵은 기둥과 튼튼한 가지로 

바람을 막고 견디지

누군가를 보호하기도 하고

어떤 풀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미리 허리를 숙이고 눕고

바람이 그치고도 한참 후에 

다시 일어나기도 하지

어느 유명한 시인은 풀을 보며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존재라 했는데

다른 모습을 가진 풀도 있지

바람이 지나간 한참후에 비틀거리며

일어나곤 하지

약한 풀과 약한 사람은…

어떤 나무처럼 살지 못하고

어떤 풀처럼 비슷하게 삶을 버티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애잔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