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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고개, 3시간 고개

희망으로 2022. 2. 18. 11:35

‘3년 고개, 3시간 고개’

 

 

잠을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해 뒤척인게 새벽 2시였다

재채기와 콧물에 참지 못해 일어나 비염약을 먹고

겨우 잠들기 시작한 것이 밤 12시 자정이었는데…

비염약의 효과는 늘 너무 쎄다.

두 알 복용법을 줄여 겨우 한 알을 먹었는데도 

몸은 늘어지고 비몽사몽, 아내가 나를 깨웠다.

변함없는 생리적 주기, 소변을 빼야하는 3시간 간격이었다.

 

그런데… 몸은 뒤틀어지고 무슨 구덩이로 미끄러지듯

추락하는 느낌인데 깨끗하게 잠으로 들어가지 못하겠다

이럴 때가 정말 싫다. 몸이 많이 고단해진다

언제쯤이면 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밤낮, 눈이오나 비가오나

변함없는 3시간의 반복에서 벗어나 살아볼수 있을까?

외출을 저당잡히고 발목 묶인 채 창밖만 바라보며 

이번 생은 망했다 각오하고도 수시로 한숨 나오는 삶에서…

 

문득 어릴 때 읽은 3년고개 이야기가 생각났다.

한 번 넘어지면 3년밖에 못산다는 전설의 고개

실수로 넘어진 할아버지가 고민해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마음 착하고 지혜로운 소년이 알려준 방법

두 번, 세 번, 넘어질 때마다 3년씩 수명이 늘어난다고 했다

그렇게 여러번 그 고개를 구르고 돌아와 오래 살았다던가?

 

갑자기! 머리속이 번쩍 빛이 밝혀지고 웃음이 났다.

맞아! 한 번 소변을 보면 3시간씩 편안해지는 복이지!

생명이 위험하지 않고 수명이 연장되는 고개지!

얼마나 좋아! 다른 사람은 별로 실감나지 않겠지만

아내에게는 분명 그런 복이 3시간씩 연장되는 고개와 같다

아내에게 그런 좋은 일이라면 분명 내게도 기쁜 일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설사 아내가 아니더라도

그건 불행하고 힘겨운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일이니까!

 

‘주님, 제 몸이 조금 고단하기는 하지만 또 3시간이나

생명이 연장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