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나의 반성은 기도실이 아닌 곳에서

희망으로 2021. 7. 26. 10:11

 

<나의 반성은 기도실이 아닌 곳에서...>

 

우리 병실에서 화장실 다녀오는 복도에 지나는 병실이 넷

날마다 지나치는 병실 하나 하나 속의 모습들

자녀들 얼굴도 보지못한채 해를 넘기고

이제는 기억도 못하며 울고 웃는 치매 할머니

그 옆 병실 뇌성마비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손길

10살도 안된 어린 나이 잘생긴 얼굴 남자아이

수시로 뒤틀어진 몸의 통증으로 내는 소리

씻기고 주무르고 끼니마다 호스 경관식 석션...

앞으로 갈 길이 너무 멀어 가슴아프다

모든 삶을 접고 기약없는 낮과밤을 보내는 그 심정

절반은 엄마라는 끝없는 사랑과 책임으로 견디고

절반은 익숙해지고 적응되는 본능으로 산다

이별하고 못살것 같은 가족을 보낸 장례를 치르고도 

밥을 먹고 잠을 자게 되는 무섭고 다행인 그 본능...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밤9시면 아내의 양치질 컵을 씻고

소변통 휴지통을 비우고 돌아오는 길 반복으로 보는 풍경

누구라도 이 올가미에 걸리면 못견딜 제비뽑기 삶

가슴이 자꾸 미어지고 서러워진다

‘난 나은 편이네, 엄살 부리지 말자...’

 

“하나님, 죽음보다 열배는 처절한 생명, 삶을 주신

깊은 뜻을 이해못해 마음이 슬픕니다

오늘 밤 저 아이 엄마와 아이에게 

단잠의 은총이라도 부디 주소서! 아멘”

 

202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