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제 자리로 돌아 가고 싶어요

희망으로 2021. 7. 26. 09:51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어요>

 

봄날에 오는 슬픔은 한겨울 혹한보다 서럽습니다

혼자일 때의 외로움보다 많은 사람속에서 홀로일때가

더욱 외로워 견딜수 없는 감정처럼...

 

따뜻한 바람과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며

메인 몸과 갇힌 병원생활이 더 갑갑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날은 울컥 무언가 치솟는데

딱히 원망할 대상이 없습니다

 

코로나를 첫번째로 우리나라에 가져온 그 누군가를 탓할까요?

몸과 생활을 묶어버린 아픈 아내를 탓할까요?

많은 재산을 물려주지 않아서 다른 길이 없게한 부모님을 탓할까요?

아님... 이런 나를 세상에 보낸 분과 봄을 주신 하나님을 탓할까요?

그래서 서러움과 분노가 뒤범벅된 묘한 감정이 복잡합니다

 

귀로 들어오는 노랫말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세상 풍경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몇번이나 반복되는 이 가사가 나를 어딘가로 몰아갑니다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다...ㅠ’

 

귀향

회개

동심

아픈 사람들의 소원, 병으로부터 회복

갇힌 사람들의 소원, 감옥에서 석방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며 주신 복음이 그랬습니다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려고 오신다는...

본향은 또 얼마나 그리운 이름입니까?

상처와 이별이 없고 슬픔이 걷어지는 부모님의 집으로

세상을 떠나 돌아가는 꿈, 소망입니다

 

부모는 부모답게 자녀는 자녀답게

아내는 아내답게 남편은 남편답게

군인은 군인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그렇게 모두가 자기 자리에 어울리는 제자리로 돌아가

사람은 사람답게 자연은 자연답게

제 역할을 하는 세상이 평화로운 세상이지요

 

저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채 못한 부모 노릇도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한 번 떠난 후 십년이 넘도록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시골의 작은 모교회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오손도손 송구영신 예배 후 먹던 만두국과

성탄절에 아이들이 떠들며 들뜬 모습도 보고싶고...

 

여기는 육첩방 남의 나라 같은 날들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불행으로 뒤틀린 일상부터 

전염병과 욕심으로 인한 전쟁같은 세상의 소란함까지

제자리를 많이 벗어난 나날들이 참 힘들고 괴롭습니다

‘세상 풍경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모둔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좀 허락해주셨으면...

 

“하나님, 제발 쫌...ㅠ”

 

202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