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근육 마음의 근육, 그리고 또 하나...
<몸의 근육 마음의 근육, 그리고 또 하나...>
나이 들어가며 생기는 두려움, 슬픔이 고독사로 이어지는 현상이 많아진다.
이미 우리 사회도 혼자 사는 독신자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여러 부분에서 약해지는 것이 부인못할 사실이다.
몸의 연약함, 각종 질병에 허술해지는 면역력의 저하로 당하는 고통,
그것만 아니라 경제적 취약성 가난으로 인한 곤궁함과 사회적 약자로
점점 줄어드는 자신감, 낮은 활동성도 우리 삶을 위축시킨다.
동시에 몰려오는 마음의 연약함도 무시못해 외로움 슬픔 두려움 등등
나이 들어 늙어 간다는 것은 총체적 위기와 다름 없다.
남들에게서 외면당하기 쉽고 무시되거나 유용성이 없어 버림받는 느낌은
더더욱 나이 드는 우리 자신들을 초라하게 만들고 움추려들게 한다.
어느 분이 나이 들어서도 씩씩하게 살기 위해서는
몸과 함께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강의하는 내용을 들었다.
그것을 몸의 근력을 빗대어 마음의 근력, ‘고독력’ 이라고 표현했다.
고독력을 충분히 키우면 한결 견디기 쉬워지고 좀 더 안전해진다면서.
그 방법으로 몇가지를 제안했다.
1. 혼자 지내는 시간 장소를 늘려가며 익숙해진다
2. 혼자 떠나는 여행을 수시로 가져 자신을 정직하게 찾는다.
3. 글쓰기를 통해 사람과 사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운다
4. 요리 청소 등 사소한 일상을 혼자 힘으로 해서 생활력을 늘려 간다
뭐 이런 종류를 50대가 넘어가면서부터 조금씩 생활화 하면
부부중 한쪽이 누가 먼저 떠나고 혼자 남게 될 때도 충격이 줄어 든다고 했다.
그래야하는 이유와 구체적인 요령, 그래서 얻을 장점을 세세히 말했다.
듣다보면 정말 꼭 필요하고 무대책으로 당할 처지에서 도움 될 거 같기는 했다.
그러나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어쩌다 나는 태어나서 어린시절부터 위 몇가지를 지겹도록 질기게 살았다.
원해서도 아니고 몰아닥친 환경과 태어난 성격 취향까지 겹쳐서 더 그랬다.
청년기에는 너무 고독해서 아무리 강제로 반복된 연습을 오래 했음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 앓다가 새벽 2-3시에 밤거리로 나가 걷거나
심지어 캄캄한 산을 올라 통곡하고 소리치며 괴로워 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새벽 동이 터오는 시간에 잠들었다 산소 풀밭임을 깨닫고
깜짝 놀란 마음으로 이슬 젖은 채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었다.
그 허무하고 바닥없이 꺼지는 고독한 외로움 좌절감은 정말 지독했다.
그 지옥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내가 하나님을 만나고
교회를 나가고 찬송을 부르고 기도로 하소연하고 성경을 읽으면서였다.
그리고 이어진 결혼, 아이들과의 만남, 가장으로 바삐 살면서 부터다.
그러다... 다시 아내가 심한 희귀난치병을 앓으면서 가족은 흩어지고
멀쩡한 일상이 사라진 병동생활을 하면서 다시 절망감 두려움이 더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게는 이전의 견디던 경험과 젊을 때는 없던 하나님이 있었다.
살 지 죽을지 모를 정도로 극심한 싸움을 끌고 나가며 하루씩 생존해야 했다.
‘고독력’을 정말 필요로 하는 극한 상황에 그 이상의 방어력을 가지게 되었다.
신앙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도움될 ‘고독력’ 플러스 ‘은혜의방패’가 생겼다.
기도, 찬양, 묵상, 그리고 다시 감사, 산을 넘어 오는 도움, 말씀의 깨달음 등.
인생은 생명마저 내려 놓을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실 고백 등이 그랬다.
그 힘들이 고통속에서도 같이 옆과 뒤를 받쳐주지 않았다면...
내게 닥친 두 번의 공황장애 정신과 치료의 위기를 못 넘겼을 것이다.
앞으로 닥칠 파도는 더 커질 것이다.
아님 내가 더 작아지기에 상대적으로 더 위험해지거나.
많은 이들이 피할 수 없는 이 미래를 미리 준비했으면 좋겠다.
혼자서도 준비 가능하고 해야하는 ‘고독력’을 키우기도 해야 하지만
위의 하나님과 함께 훈련해야하는 ‘동행력’의 확인도 날마다 해야 한다.
그래야 가끔씩 문득이라도 감사와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알지도 못할 순간에 스쳐가듯 짧아도!
202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