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렵게 산다>
<참 어렵게 산다>
필요한 것이 있어서 의료기 매장을 다녀오는데 이상한 사람을 보았다.
작은 도로를 건너는데 앞에서 마주오던 여자 한 분이 유난히 나를 피해 빙 돌아간다.
보통 사람들은 대개 서로 일직선으로 오던 길 그대로 엇갈리면서 지나간다.
그런데 이 여자분은 오던 길에서 갑자기 볼록렌즈처럼 멀리 빙 돌면서 나를 지나갔다
“내게 무슨 혐오감 드는 게 묻었나? 지금이 밤시간도 아니고
뒷골목 무서운 장소도 아닌 대낮 건널목에서 왜?...”
아마도 남자 혹은 아저씨를 무척 피하는 성격 같아 보인다.
‘참 어렵게 사시는분이네! 쯧쯧’
그렇게 말해 놓고 순간 그게 남의 말이 아니고 내 모습같아 웃음이 났다.
길 가는 것만 그러면 이상한게 아니고 사는 길도 그러니까.
누가 오면 오는대로 가볍게 편한대로 맞이하고 지내다가
누가 가면 가는 대로 따뜻하게 보내주면 되는데
난 잘 그러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유난히 좋아하는 취향과 안좋아하는 스타일을 극단적으로 가리고
낯 설어하면서 호불호를 표나게 하는 바람에 그다지 편한 사람이 아니었다.
난 그걸 전혀 잘못되거나 불편해 하지도 않으면서 당연한듯 살았다.
아내가 지독히 아프면서 살림이 망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누구에게 아쉬울 일도 없고 자존심 상하거나 불편을 참으며 살기 싫어서였다.
그러다 된통 바꿔야만 생존이 가능한 구석으로 몰렸다.
아마도 그 꼴 보기 싫은 하나님이 끝내 참기 힘드셨나보다. 내 잠작에!
주는대로 받고 필요한대로 남을 붙잡고 부탁하며 피해서 멀리 돌아가지 못하게.
에구... 그 이전의 내 생활방식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였을까?
기분 나쁘거나 아님 내가 딱해보이거나 둘중의 하나였을 거다?
참 어렵게 살던 내 모습이 조금은 고쳐졌을거다. 많은 대가를 치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