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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도 109 - 외로운 날>
희망으로
2019. 6. 24. 11:23
<작은 기도 109 - 외로운 날>
어느날 제 심장에 큰 가시 하나가 박혔습니다.
반쪽인 아내가 무너지니 나머지 반쪽인 저도 무너집니다.
마치 이래도 웃을거니? 이래도 니맘대로 살거니? 하듯...
그 날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남들도 발길이 뜸해지고 나도 갈 수가 없어졌습니다.
이전에는 내 기분대로 남들을 멀리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빌어도 아무도 곁에 없어서 외로워졌습니다.
당신은 늘 내 옆에 내 속에 있다 말하시는데도
저는 온기를 못느끼고 몸을 돌아 바람골이 지나갑니다.
눈물섞인 짠 내음의 바람향기가 수시로.
그런데도 이 가시를 빼달라고 못하겠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당신에게 가까이 매달렸고 기대었습니다.
가시를 빼면 필시 나는 기둥없는 집처럼 자빠질겁니다.
다시는 가시 없을 때처럼 살지도 못하고
가시를 품고도 의연히 살지는 못하니 더욱 외롭습니다.
무리를 지어 흐르는 사람들에 끼지 못하고 외면도 못하는
이 외로운 날에 당신이 좀 더 필요합니다.
속삭임도 손길도, 하다못해 숨소리라도 보태주세요.
부디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