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아무리 힘든들 죽기밖에 더할까...>

희망으로 2019. 6. 14. 11:28

<아무리 힘든들 죽기밖에 더할까...>

아픈 아내의 통증과 컨디션을 따라
종일 심신이 오르내리다보니 힘들다
사소한 일에도 슬퍼지고 
조금의 나쁜 증상에도 두려움이 몰려온다.
사방천지의 안좋은 소식들이 다 나의 우울증이 된다.
12년이라는 긴 시간도 병원살이를 견뎌냈는데
수술받기까지 고작 1주일이 끔찍하게 나를 지치게 한다
나는 작은 나뭇가지 같은데
그동안 쌓인 눈들이 녹지도 않고 그 위에 차곡 더해져
이제는 가벼운 눈 한줌에도 우지끈 무게를 느낀다
“...이렇게 얼마나 더 견디고 살 수 있을까?”
그러다 문득 아등바등 매달리고 있는 나를 본다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서 버티는 목표를 가진 사람처럼.
그럴 필요가 있나? 그게 가능하기나 한가?
점점 심해지고 다시는 회복 안되면 끝이 날텐데
좀 괴롭기는 하겠지만 모두가 반드시 거치는 과정
그저 자유로운 죽음에 이르는 것이 해방일 수도 있는데...
숨이 좀 트인다.
마음 하나 돌려 생각하다보니 담담해진다.
“아무리 힘든들 죽기 밖에 더 할까?”
너무 두려워말자
너무 슬퍼하지말자
너무 원망하지말자
너무 외로워하지말자
순서가 다를뿐 모두 가는 길
죽어야만 시작하는 새 나라
그날 이후로는 다시는 눈물없는 생을 살테니...
(물론 길을 알아도 가는 걸음은 고단하다.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안다고, 각오한다고 안힘들까?
가다가 도착 못하면 끝내는 것도 포함해서 가야 할거 같다)

이미지: 실외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