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건 괜찮아! 잠 안오는게 문제지
<졸린건 괜찮아! 잠 안오는게 문제지>
밤새 2~3시간 간격으로 4번을 일어났더니 몸이 무겁다. 약을 먹어도 한달 가까이 사라지지 않고 소변이새어 시달리는 아내는 나보다 더 잠을 못자고 있다. 이젠 약에 내성이 생겨서 그런가보다.
“아...졸려! 몸이 안 일어나지네, 더 자고싶다!”
“미안해, 어떡해? 나 때문에...”
아차 싶었다. 자책하는 사람앞에서 마치 탓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에이, 잠 모자라서 졸리는건 문제도 아냐! 잠 안와서 약먹을 때 비하면 고마운거지! 졸리면 자면 되니까! 틈만 나면~”?
수습하느라 둘러댔지만 내가 말하고도 진짜 맞는 말이다. 우울증 끝에 공황장애가 와서 밤새 뒤척이며 잠 못들때 정말 괴로웠다. 그냥 잠만 안자고 있는게 아니라 그 시간 내내 불안하고 온갖 잡생각에 시달리며 남들? 민폐될까봐 조용히 혼자 버티는 거 진짜 못할 일이다. 그러니 약이라도 먹고 자야 했다.
그러고보니 ‘배고픈거는?’ 그것도 비슷하다. 만들던지 얻어먹던지 배를 채우면 된다. 식욕이 다 떨어져서 음식을 앞에놓고도 안들어가는거 그게 더 큰일이다. ‘외로운 거?’ 그것도 도무지 사람이 싫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져 짜증나고 고개돌리고 피하는거에 비하면 다행이고 해결책도 있다. 누구라도 만나고 내가 자세를 낮추고 상대가 좋아하는거 해주면서 외로움을 덜면 되니까!?
그러고보면 오히려 그 불편하고 모자란듯 보이는 그 이유들이 모두 나를 움직이고 활기차게 살게하는 동력이 된다. 정말 두려운 무기력 권태, 아무것도 하기싫어 숨도 멈추고 싶어 정지되는것보다는 백배 천배 다행이다. 해결이 쉽고 오히려 기쁨을 불러오는 실마리가 된다.
우리 갈릴리마을의 자랑, 한의사 김양규장로님이 쓴 시가 있다. 지금은 목사님이신?김석균씨가 곡을 붙여 ‘풀과꽃’ 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복음송의 한 구절, [베려고 생각하면 풀 아닌 것이 없고/ 품으려고 생각하면 꽃 아닌 것이 없다] 풀이 될지 꽃이 될지는 마주치는 나에게 달려있나보다.
아침 무거운 몸으로 소변을 빼서 버리고 돌아오는 길 옆방 티브이에서 원숭이 한마리가 날고 있었다. 세상에! 아주 작은 나무가지 끝에서 꽤 멀리 떨어진 나무로 점프를 하고 있었다. 다람쥐도 청설모도 아닌 저 무거운 원숭이가 날다니! 배경이 된 파란 하늘에 아침 햇살이 반짝이고 있었다.아마도 저쪽 나무에 먹을거리가 있었거나 심심해서 노는 중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외로워서 친구나 짝을 찾으러 다니는 중일거다!?
아침이다! 무언가 모자라고 불편하고 괴로운 일들이 줄을 서서 내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한 하루지만 그 모든 일들이 다행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지 않고 할 수 없지 않고 나를 움직이게해주고 해결되면 가쁜하게 성취감도 줄지 모른다. 풀 베는 일 아니고 품는 꽃을 대하는 마음으로 마주하면! 아무렴 내가 원숭이보다야 행복한 표정으로 날아야 하지 않겠어? 준비됐어? 레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