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2018. 2. 24. 15:08

<어느 날의 기억 14 - ‘그리움’>

"와이셔츠를 이틀씩이나 입고 가도 누구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어느 아침 드라마에서 신랑이 아내에게 투덜거린다.

"왜 그래? 와이셔츠 이틀씩 입은 거 처음도 아니고 나 요즘 일 바쁜 거 알잖아?"

아내는 그렇게 말해놓고도 딴 사람에게 물어 본다.

"와이셔츠 이틀 입는 게 뭐 그렇게 화날 일인가? 와이셔츠를 새로 두어 개 더 살까?"

아내들도 때로는 모른다. 
남자들의 투정 아래에 숨어 있는 큰 얼음덩어리를,
와이셔츠는 핑계다. 
그건 뭔가 외롭거나 화나거나 사는 게 시큰둥해져가는 경고인데, 
그러나 그 아내가 드디어 눈치를 챘다.

"우리 당일로라도 어디 여행갈까? 당신도 나도 요 근래 힘들었잖아?"
"저~엉말? 나야 좋지!"

드디어 영민하신 아내가 와이셔츠가 아닌 다른 해결책을 내놓더라. 
남자는 얼굴이 활짝 펴지고!

왜 남자만 그럴까?
사는 게 두렵거나 속상하면 외이셔츠나 물고 늘어지는 신호등이 켜지는 게...

그리움 –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무시하여 쌓이면 사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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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 "와이셔츠를 이틀씩이나 입고 가도 누구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어느 아침 드라마에서 신랑이 아내에게 투덜거린다. "왜 그래? 와이셔츠 이틀씩 입은 거 처음도 아니고 나 요즘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