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항생제와 링거를 달고 버티는 날이 길어지면서 또 다른 고민이 따라옵니다. 벌써 7일째 화장실을 못갑니다. 침대에서 한 번 일어나기도 힘든 만큼 지쳐있고 어지러워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저절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아내는 중증 대사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입니다. 대변 소변을 담당하는 신경이 모두 마비되어 자력으로는 기능을 못합니다. 전에는 늘 좌약을 넣고 기다렸다가 해결했지만 그것도 내성이 생기면서 듣지 않아 5년이 넘어가면서 중단했습니다.
전에도 병실에서 커튼을 치고 대소변을 보다가 화장실로 가기 시작한지 5년쯤 되어갑니다. 소변이야 소변주머니를 달면 해결이 되지만 배변은 그러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날마다 1시간 정도씩 씨름을 합니다.두드리고 때론 손으로 빼고... 침대에서 누운 채로라도 나온다면 같은 방 식구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하겠지만 걱정은 덜어지겠지요. 하지만 그것도 안되니 속수무책입니다. 변기에 앉아 버틸 정도는 회복이 되어야 무슨 수를 쓸텐데...
중증으로 침대신세를 오래지는 환자들에게 오기 쉬운 것 중의 하나가 욕창입니다. 불안해서 기저귀를 차고 있지만 몇년만에 간신히 벗어난 욕창이 또 생길까봐 마음 졸이게 됩니다. 이 모든 종류가 장기환자들의 고통이고 보호자들의 어두운 수심이 되는 것들입니다. 어떻게하지? 어떻게하지? 중얼거리기만 할 뿐인 상황...
(다음 주에 당장 일산까지 장거리 외래검사와 진료를 다녀와야하는데 초조해집니다. 더구나 이번에는 항암주사를 맞아야할 일까지 겹쳐지는데 좀 나아져서 움직일 수 있을지 낭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