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나는 너를 알까?
희망으로
2017. 4. 23. 14:07
<나는 너를 알까?>
친구들은 나를 모른다.
친척이나 이웃도, 믿음의 동지들도 나를 모른다.
내 아이들도 심지어 아내도 나를 모른다.
내 안의 어둔 구석 바닥에서 웅크린 그 무엇을...
하나님은 나를 알까?
아마 아시겠지, 그러나 말을 안하신다.
그러니 내게는 모르는 것과 다를바 없다.
나는 친구를 알까?
친척이나 이웃은? 영혼을 공유한다는 믿음의 동지들은?
내게서 나온 아이들은? 수십년을 더불어 살아온 아내는?
...나도 그들을 모른다.
그들 속에 있는 깊은 흔들림과 외로움과 바람들을,
그리고 그들도 순간마다 나처럼 막막해짐을
하나님은 나를 알면서도 말을 안할 뿐이지만
나는 하나님을 잘 몰라서 말을 못한다.
아니면 터무니없는 내 기대치로 옹졸해져서일지도.
세상은 단 한 사람씩만 갇힌 독방이 되었다.
벽은 사방으로 둘러싸고 위로만 열린 공간
은총과 위로는 언제라도 내려올 수 있지만
감사와 신뢰의 고백은 올라가기 힘든 중력의 독방
탈출구는 단 한 곳,
오직 위, 하늘
탈출 디데이는 단 하루
오직 하루, 안식일
가까스로 모두가 만난다.
그곳 하늘에서,
자유를 얻는 그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