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돌아가는 걸까?
<'돌아간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분이 돌아가셨다.
소식을 듣고 한동안 마음이 울적했다.
내 생활에 무슨 큰 변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할일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닌데 무언가 자꾸 아쉽다.
'우주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에서
할머니와 이별한 손녀가 엄마에게 물었다.
"죽음이 뭐야? 할머니는 돌아가는 거라고 했는데"
"몸은 땅으로 가고 마음은 하늘로 돌아가는거 아닐까?"
문득 생각이 났다.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것을 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는 것을.
나도 늘 무심하게 그렇게 말하고 듣곤 했었다.
내 사랑하는 아내도 어느날엔가는 돌아가겠지?
어쩌면 내 뒤를 따라 우리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돌아간다'
'돌아간다'
'돌아간다...'
정말 사람은 죽으면 돌아가는 걸까?
어디로 돌아가는 걸까?
육신은 흙으로 영혼은 하늘로 가는 걸까?
그럼... 떠난 이들을 그리워하는 내 마음은
땅으로 간 육신일까? 하늘로간 영혼일까?
숨이 멈추면 죽는 당사자도 돌아간다고 받아들이고
보내는 사람도 돌아갔다고 말한다.
그들은 진정 돌아 가는 곳을 알고 하는 말일까?
나는 어디로 가야할지, 온 곳을 모르는 막막함에 종종 빠진다.
성경에서 하나님도 이렇게 말했다.
오직 곳간을 가득채우고 뿌듯해하는 부자에게
"내가 오늘밤 너를 불러가면 그 재산이 누구것이 될까?"
그러고보면 우리는 불려가는 것인가 보다.
하기는 세상에 올 때도 내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니 가는 것도 내 선택은 아닌것이 맞겠다.
그런데...이상하다.
왜 사는 동안의 숱한 괴로움은 모두 내 몫일까?
살면서 누리는 기쁨과 행복도 내 차지라서 그런 걸까?
돌아갈 날을 대기발령자처럼 산다는 인생이라면
대기자 답게 미련이나 욕심을 조금은 가벼이 털고 살아야겠다.
떠나야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했나?
"나 돌아갈래! 더 이상 방황없는 곳으로..."
요한일서 2장 17절.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