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한 개의 소포속에 담겨온 '만남, 희망의 시작'

희망으로 2016. 4. 22. 09:47






그 액자의 윗줄, [만남, 희망의 시작]이라는 글자에 울컥 하고 말았습니다.
'희망의 시작, 희망의 시작...'
보고 또 보면서 내 속에는 작은 파문 하나가 점점 커지고 쿵쿵 울렸습니다.

나는 단지 보상심리로, 아이 또래가 딱하다는 감정으로 시작했는데
이 일이 만남이고, 더구나 희망의 시작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던겁니다.
그래서 돌아보니 정말 내게 가장 큰 희망이 되었고 힘이 되어왔었습니다. 자칫 비참하고 우울하게 살뻔한 내 생활에.

'나도 무언가를 축내기만 하는 쓸모없는 삶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노력하고 앞으로. 나가는 삶을 살고 있구나!'

그런 싹이 되었던 겁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 일이 우리를 더 열심히 살도록 방향이 되고 목적의식도 주었다는.
그저. 마음속으로 쓰고 마음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그동안 나를 붙잡아주고 기쁨을 준 후원 받아준 학생에게.

"고마워! 우리 만남이 서로에게 희망의 시작이 되게 해주어서~"
<한 개의 소포속에 담겨온 '만남, 희망의시작'>

봄비가 착착 소리를 내며 아스팔트에 내리는 오후.
잠시 창을 열고 그 소리를 듣는 중에 작은 소포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올 것이 없는데... 어디서 온 걸까?"

열어보니 안에 작은 액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내용을 읽고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달 한 통의 전화를 받았었지요.
러빙핸즈라는 단체에서 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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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우연히 작은 책자를 보았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여학생을 후원해줄 사람을 기다린다는.
그렇지 않아도 늘 남에게서 받기만 하며 사는 우리 가정의 입장이 민망하고 무겁던 참이라
흔쾌히 연락하고 신청을 했습니다.
그렇게 바로 결심하게 된데는 또 다른 동기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울 딸 아이와 동갑내기로 고등학교를 막 들어간 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를 마치고 도저히 고등학교도 진학하기 힘든 가정상황에 포기하려고 했답니다.
그 아이의 실력과 장래를 안타깝게 여긴 담임선생님이 설득하고 비용을 보태서
간신히 고등학교를 입학은 했지만 많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우리 딸아이가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아 무사히 학교를 다니는 것에 대한 빚진 마음이
더 나를 떠밀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매달 얼마씩의 후원이 계속 되었고 어느 사이 
3년간 후원 했던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했답니다.
하긴 우리 딸아이와 동갑이니 당연하지요.
모 대학 미술학과에 장학생으로 진학하여 모두들 축하를 해주었고 감사의 편지도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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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해주시던 학생이 이번에 졸업을 했잖아요.
그래서 이제 마치게 된 그 후원을 이어서 도움이 필요한 다른 학생에게 계속 해줄 수 있을까 싶어 전화 드렸습니다!"

"물론이지요! 당연히 계속해야지요." 

그렇게 대답하곤 잊었습니다.
그 결과로 한 학생이 선정되었고 액자에는 이쁜 사진과 이름, 간단한 소개가 담겨있었습니다.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내용이 흐리게 했습니다. 한 줄을 소개하기 위해 부득이 올리지만요)

병실의 앞 벽에 걸어놓고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원해야지!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보다가 그만 시선이 걸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