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도 - 속 좁은 내 안에도 계신 당신
<짧은 기도 – 속 좁은 내 안에도 계신 당신>
52.
작은 유리 어항 속 물고기를 들여다보다가
울컥 슬픔이 목젖에 차오릅니다.
지나 내나 갇힌 공간 조각 목숨이 닮아 보여서
감사가 설익은 성품은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면
내게 없는 것 못하는 것들을 찾습니다
내가 가진 것 작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대신에
주님! 불행이 달리 오는 것이 아니고
누구를 지목해서 오는 것이 아니고
내 속에서 싹트는 것임을 알게 해주세요.
53.
하루씩 한 해가 가고 수 십 년이 가는 동안
나는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것들로 울고
하나님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안 해서 웁니다.
그동안 내가 한 것은 이미 사라진 것들과
아직 오지도 않은 걱정들과 씨름하는 것 뿐
나만 바라보면
우주 속에 던져진 작은 벌레 같아 자꾸 슬프지만
속 좁은 내 안에도 계신 당신을 보면
우주보다 큰 사랑에 마음이 놓이고 힘이 납니다.
54.
오늘이라는 하루는
날마다 열어주시는 또 하나의
새로운 문입니다.
노란 문 파란 문, 네모 문 동그란 문
끝도 없이 내 맘대로 주문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문을 열어주셨지요.
가장 큰 순종은 열어 주시는 문을 통해
믿고 하루를 걸어가는 것인데 그것도 모르고...
55.
잘 하려고 애썼지요.
아무리 힘들어도 비관도 안하고 감사만 하고
또 쉴 새 없이 많은 일을 하고
도무지 다른 것은 외면해야 구원받고 천국 간다고
당신은 그게 아니었는데
받을 자격 셈하며 우리를 사랑하지 않았는데...
주님
어디선가부터 잃은 기쁨 다시 찾게 해주세요.
56.
잘하면 상 받고 못하면 벌 받고
신앙생활이나 세상살이도 그런 줄 알았지요.
하지만 꽃은 거저 향기를 얻고
봄날이 잘나서 따뜻함을 얻은 것 아니듯
복과 고난이 꼭 상벌은 아니라지요.
사랑 하나 때문에 자유를 주고도
지켜보는 고통을 대가로 치르는 당신
그 고마운 자유를 순종으로 돌려드리고 싶어요.
57.
밥 먹으면서도 농부 고마운 줄 모르고
길 걸으면서도 길 닦은 분 생각 못합니다.
그렇게 감사는커녕 매사에 짜증만 냅니다.
아이를 학교 데려주면서도 차 있고 아이 건강한 거
도무지 감사는커녕 바쁘게 일 많다고 투덜거렸지요.
그 분들은 멀쩡한데 정작 제가 불행해졌습니다.
하나님,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뭘 더 주시지 않아도 되고 방향 돌이키게 해주세요.
회개.
58.
하나님은 여기 계신다!
하나님은 저기 계신다!
정말 당신은 사람들이 만든 집에 계실까요?
사람들은 저 산지를 달라고 기도합니다.
또는 내 가족만 안녕하게 해달랍니다.
하나님은 늘 사람들의 주문대로만 할까요?
제 기도는 하나님이 좋아하는 곳에 계시고
저를 사용하시고 싶은 대로 써달라는 것.
부디 제게 그 일들을 기뻐하는 마음은 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