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어느 길로 가실건가요?

희망으로 2015. 6. 21. 09:46

<어느 길로 가실건가요?>

 

금방 갔다 왔는데 계속 가잔다. 귀찮아 죽겠어

그렇지? 그 환자 좀 짜증나

뭐 나올 거 있다고 또, , 그러는지 원,”

잘 만나야지 잘못 걸리면 피곤하다니까!”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바깥에서 남자와 여자 화장실 중간지대에서

두 여자의 불평 섞인 험담이 계속 들려온다.

아마도 공동간병실의 중국 조선족 간병아주머니들 같다.

 

아니, 환자가 달리 환자인가? 그거 잘 안되니까 환자지, 괘씸하네!

 

어흠!”

깜짝이야!”

저기... 나 그 환자 가족인데요. 좀 번거롭게 해드린 거 같지만 그래도 그렇게 욕 먹어야할 일은 아니지요.”

?”

방금 똥마렵다고 자꾸 화장실가자고 해서 욕먹는 환자요.”

“.........”

 

좀 놀란 표정이다. 뭐하다 들킨 사람처럼.

샘통이다. 뭐 거짓말을 해서 좀 찔리기는 하지만

그런데 두 여자의 표정이 묘하게 좀 다르다.

한 사람은 민망해서 당황하며 어쩔줄 모르는 얼굴이고

한 여자는 재수 없게 걸렸다는 잔뜩 화가 난 표정이다.

 

- 어떻게 같은 일에 이렇게 달라질까?

 

...이래서 성경에서도 두 가지 길이 나오는구나.

아비의 훈계를 하라는 말과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는 말

남의 집에 들어가서 평화를 빌어주면 받는 집과 거부해서 돌려받는 집

죄를 꾸짖으면 재를 쓰고 회개하여 용서받는 무리와 돌을 던져 멸망하는 무리...

 

우리에게도 날마다 순간마다 두 가지 길이 놓이겠지?

아무리 훌륭한 말을 하고 위대한 명성을 얻으면 무얼 하나

잘못하고도 속으로 분을 품는 사람도 있고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있으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할지 제대로 살지 못한다면 그 밖의 모든 것은 물거품일 뿐인데.

 

내 짐작은 그렇다.

한 여자는 분명 다시는 누가 없어도 험담하지 않으려 애쓸 것이고

한 여자는 험담 전에 주변을 더 자세히 살핀 후 완벽하게 더 심하게 욕을 할 것이라고.

 

나도 그런 현상을 이 땅에서 종종 목격한다.

화려한 언변으로 명 설교를 하고도 성추행 범죄를 저지르고 반성도 없이 계속 하는 사람과

감히 비교를 못할 정도로 요란한 스펙으로 잡아 쥔 자리를 호사생활의 도구로 사용하다가

지적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고발하며 몰아내고도 하나님을 끌어다 쓰는 목회자도.

 

그 작은 두 가지 갈림길에서 순전한 길로 변화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숨긴 것 무엇도 보고 있고 꽁꽁 가슴 속 품는 생각도 다 아시는 분 앞에서...

 

남의 말 하다가 내 길 잃어버릴라.

날마다 두 가지 길 앞에 마주치는 중생인 주제에.